신문에 대머리 할아버지와 대머리 어린이가 함께 있는 모습의 사진이 실렸다. 사진에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었던 조지 HW 부시가 89세의 고령의 나이인데 머리를 빡빡 민 다음 대머리의 모습으로 휠체어에 앉아있었고, 그의 무릎에는 백혈병으로 이미 대머리가 된 2살배기 패트릭이 앉아있었다. 아이는 천진난만한 얼굴이었지만 부시는 기쁨에 찬 웃는 얼굴이었다. 대머리가 된 것이 그리 기뻤을까? 그게 아니다. 자기 경호원의 아들인 패트릭이 백혈병 치료 중에 머리털이 빠져 대머리가 되었는데 패트릭에게 용기를 주고, 백혈병 기금 모금을 돕는 의미에서 자발적으로 삭발한 것이다. 또 한 장의 사진도 실렸다. 부시와 패트릭이 가운데 자리에 앉고 주위에 웃는 얼굴의 삭발한 대머리 25여명의 경호원 동료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경호원들은 기쁜 마음으로 패트릭을 돕기 위해 모두 삭발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한 초등학교 4학년 15명의 남학생들이 뇌종양 방사성 치료로 대머리가 된 한 동급생에게 용기를 주는 의미에서 전부 삭발하고 대머리가 된 사진도 보았다. 사실 이런 사진들은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위에서 말한 삭발 사진과는 다른 의미의 삭발 사진도 있다. 일종의 항의의 삭발 사진이다. 한국에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대회에서 호봉제 도입을 위해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삭발하는 장면이다. 떨어지는 소 값 대책을 세우라고 농협건물 앞에서 가축 사육자들이 삭발하는 장면도 보인다. 그 삭발 장소엔 웃음이란 전혀 없고 하나같이 눈물과 비장한 얼굴이다. 가수 김흥국이 MBC 방송사가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퇴출시키자 방송사 앞에서 이를 항의하는 1인 시위 성 삭발 사진도 있다. 물론 삭발하던 그의 얼굴에는 눈물의 자국이 엿보였다. 하여간 이와 같은 기쁨의 삭발이던 눈물의 삭발이던 그것을 보여주는 효과는 얼마나 될까? 두 가지 모두 효과는 어느 정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쁨의 삭발이 주는 효과(진정성)가 더 클 것 같다. 기쁜 마음으로 행한 부시의 삭발은 곤경에 처한 어린이에게 구조의 손을 뻗치면서 그를 끝까지 배려하겠다는 의지의 발로이다. 개인이나 집단으로 하는 항의 표시는 삭발도 있지만 단식도 있다. 1983년 전두환 군사정권에 의해 강제 정계 은퇴를 당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주화를 외치면서 항의 목적으로 약 3주간의 단식을 감행했다. 정부는 단식 보도를 차단했으나 그래도 단식 소식은 전파되어 큰 반응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1994년 4월 김영삼 정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재판대에 서게 했다. 5.18 과 12.12 쿠데타 사태 그리고 재벌기업으로 받은 2205억 추징금 때문에 무기징역의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몇 개월 정도 감옥에 있다가 사면으로 몸은 풀려났다. 아직 미납 추징금이 1,672억 원이다. 요즘 전두환 추징법이 발효되어 그의 집과 친인척 일가의 압수수색 등으로 소란하다. 그는 미납 추징금을 낼 돈이 없다고 버티고 있다. 저절로 거의 대머리가 된 한국의 전 전 대통령과 삭발로 대머리 된 미국의 전 부시 대통령의 행동이 비교가 된다. 지금이래도 전 씨가 정당하지 못한 비자금으로 형성 되었다는 자신과 아들, 딸 등 친인척의 재산과 돈을 어느 정도 모아 국가나 사회에 환원시키는 행동을 곧 취 한다면 그에게 집중 된 비판의 소리를 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