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의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 남북 간에 외교적인 움직임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정말 반가운 소식이 전해질 모양이다. 남북 8.14 개성공단정상화 합의 서명 이후 중국 창완 취안 국방부장의 미국 방문, 우다웨이의 북한방문, 그리고 9월초에는 러셀 미국무부 차관보와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중·일 방문하는 등 북핵 문제해결을 위해 물밑 접촉이 한창 진행중이다.
그러면 먼저 북핵문제의 근원에 관해 간단히 살펴보자.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2년 10월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존재여부를 놓고 제2차 북핵 위기가 발생했다. 북핵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6자회담이 2003년 8월 개최된 이후 2년간의 긴 협상을 통해 2005년 제4차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을 이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2년간의 산통 끝에 2007년에 두개 합의(2.13 합의와 10.3합의)를 도출했다. 이에 따라 2008년에 적정수준에서 북핵과 핵시설 신고를 끝내고 검증의정서에 서명하는 일만 남아 있었던 것이다.
상기 두개 합의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를 3단계로 나눠 실행하기로 6자회담국이 합의했다. 즉 1단계(북핵 폐쇄)와 2단계(북핵 불능화, 핵시설 신고, 검증의정서 합의), 3단계(핵 폐기,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순서로 한반도 비핵화가 진행됐으나 2008년 12월초 6자회담국들은 2단계, 즉 검증의정서 합의에 실패했다.
지난 4년9개월 동안 6자회담은 장기간 휴면상태였고, 북한은 두 차례의 핵실험을 추가로 단행하는 한편 대륙간 장거리 로켓(북은 인공위성)을 세 차례 발사했다. 유엔 안보리는 보다 강력한 대북 제재안을 채택하여 이에 북한이 반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현재까지 북한은 한미 양국이 요구하는 6자회담 재개의 사전조치(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여 달라는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북한이 이를 거절하는 한, 향후 6자회담 재개는 물 건너 갈 위험에 처할 것이고 서서히 고사(枯死)할 수도 있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가 갈 길은 아직 멀지만 현실적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과 남북한이 유연성을 보여 한발씩 물러나 양보하고 타협하면 6자 프로세스는 다시 복원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미 간에 서명한 2.29 합의(2012), 즉 북한의 농축우라늄 가동 중단, IAEA 감시단의 복귀와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실험 유예를 북한이 재확인하면 6자회담은 곧 재개 될 것이다.
6자회담이 재개되면 논의해야 할 의제와 북핵 로드맵을 준비해야 한다. 향후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실현을 위해 미국과 남북한 간에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게 된다. 미국과 남북한 간의 양보와 타협만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
6자회담이 북핵문제를 풀 수 있는 최선의 방책임을 누구도 부인 못한다. 6자회담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생각한다. 6자회담의 틀 속에서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자는 다자간 한반도 포럼에는 정전협정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 남북한 등 4자간 평화회담도 처방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동북아 안보 평화체제 구상도 들어 있다.
6자 회담재개 없이는 북핵 문제를 풀 수 없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시킬 수 없다. 하루빨리 조건 없이 6자회담 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6자회담 프로세스와 함께 한반도평화포럼도 동시에 추진하여 한반도 정전 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문제를 논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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