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공허하고 정신적인 갈증을 느낄때면 가끔 애난데일의 서점에 들리곤 한다. 그 곳에 가면 나를 반기는 책들이 각기 다른 제목으로 어서 오라고 반긴다. 모처럼 여러 권의 책을 사가지고 나올 때면 책의 무게만큼 내 마음이 흡족하고 넉넉해진다. 이렇게 구입한 책들 중 어느 날‘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는 책을무심코 읽다가 그만 이 책에 붙들려 모처럼 독서의 기쁨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 제목이 평범한 제목이고 어찌 보면표지도 약간 촌스러운 것 같은 느낌이어서대수롭지 않은 책인 줄 알았다. 무심코 프롤로그의 ‘흔들리는 걸음으로 당당하게’라는 페이지를 읽으면서 이 책을 쓴 저자가 예사롭지 않은 사람 임을 직감했다. 나는 주로 다른 사람들이 이미 읽어서 잘 아는 내용을 맨 마지막에 읽는 사람이 되어뒤늦게 혼자 감동하곤 하는데 이 책도 그중의 하나다.
글 내용 중에서 ‘곧은 길 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말고 가는 길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길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길입니다//’ 라는 박노해 시인의 ‘굽이 돌아가는 길’이란 시를 인용한 부분은 빨간 볼펜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나이 들어가면서 우리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그대로표현한 것 같은 시 하나쯤 누구나 가슴에품고 사는 것 같다.
이 책의 2부에서 ‘나는 조금 더 넘어졌을 뿐이다’ 중에서 “세상에 하찮은 일은없다. 하찮게 보는 사람들이 있을 뿐” 이라는 순서에도 밑줄을 그으며 읽었다. 살아가면서 어떤 일에 있어 주연이 되었든 조연이 되었든, 혹은 단역이 되었든 그 역할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저자의삶에 대한 진지한 면을 엿볼 수 있다.
‘내가 꿈을 이루면 난 다시 누군가의 꿈이 된다’는 신념으로 살아온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이 책의 저자인 정유선 조지 메이슨대 교수와 그분의 어머니를서점을 통해 만나게 됐다.
가까운 한식당에서 작가와 어머니와 함께 만나서 모처럼 오붓한 저녁식사를 하면서 기회가 되면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매스컴을 통해서 잘 알려진 분이지만, 신문 인터뷰 요청, 몇몇 TV 프로그램,예를 들면 뇌성마비로 모국어 발음도 어려운 저자가 미국에서 최고의 교수가 되기까지의 감동 스토리를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제의들을 공손히거절한 분이다.
본인의 삶의 모습이 누군가의 시선에 의해 재구성된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또한 TV에서 보이는 자신의 삶은 100퍼센트진실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보여드리기 위해 글을 써내려가는 이유는 본인의 이야기가 장애와 싸워온 치열한 삶의 기록이 아니라, 삶에서 부딪치는 크고 작은 문제들로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용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침 오는 19일(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애난데일 반디북스 2층 카페에서 정유선 교수 초청 작가와의 만남이 무료로 열려 저자의 강연, 질의응답, 북사인회, 티타임을 갖게 된다.
독서의 계절인 이 가을에 같은 이웃에살고 있는 이런 귀한 분과의 만남에 아무쪼록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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