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오페라(총감독 플라시도 도밍고)는 11월에 2편의 재미있는 오페라를 개막한다. 9일 개막되는 베르디의 유일한 희극‘팔스타프’(Falstaff)와 23일 개막되는 모차르트의 걸작‘마술피리’(The Magic Flute). 둘 다 위대한 작곡가들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남긴 최후의 명작으로, 사상과 인생관이 결집된 고백록과도 같은 작품들이다. 뮤직센터 도로
▶ ●티켓: (213)972-8001, www.LAOpera.com ●Dorothy Chandler Pavilion 주소: 135 N. Grand Ave. LA
애니메이션과 함께 무대가 엮어지는 새로운 프로덕션의 ‘마술피리’가 공연된다.
바리톤 로베르토 프론탈리가 오페라‘팔스타프’에서 뚱보 기사 팔스타프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팔스타프(Falstaff)
베르디 탄생 200주년 기념
프론탈리 등 이탈리아 출신
명가수 3명이 주역 맡아
평생 장대한 비극 오페라를 썼던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가 인생의 말년에 지은 작품이 희극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고 특별하다.
베르디는 젊은 시절 꼭 한 번 희극 오페라(‘오베르토, 산 보니파초의 백작’)를 써서 작은 성공을 거두었으나 두 번째 오페라 부파가 크게 실패하면서 다시는 희극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25편의 오페라 세리아를 남기며 이탈리아 최고 작곡가의 영예를 누린 그가 80세 노인이 되어 쓴 작품이 ‘팔스타프’로, 일부 전문가들은 바로 이 작품에 베르디의 삶과 음악, 인생이 담겨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베르디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사용한 오페라를 3편 남겼는데 ‘오텔로’와 ‘맥베스’ 그리고 ‘팔스타프’다. 만년에 창작을 멈추고 있던 베르디는 작가 아리고 보이토가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와 ‘윈저의 유쾌한 아낙네들’(The Merry Wives of Windsor)을 합쳐서 만든 대본을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 하며 작곡에 착수했으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작곡기법으로 3년에 걸쳐 완성했다.
여자들 꽁무니나 쫓아다니는 늙은 뚱보 기사 팔스타프가 돈을 노리고 두 유부녀에게 똑같은 내용의 연애편지를 보내면서 일어나는 한바탕 소동을 통해 인생은 결국 희극이요 웃음 한마당으로 사랑도 오해도 싸움도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마지막 합창곡(‘세상사 모든 것이 농담이로다’)에서 전하고 있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탄생 20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이 공연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명가수 3명이 주역을 맡는다. 바리톤 로베르토 프론탈리(팔스타프 역), 소프라노 카르멘 지안나타시오(알리체 포드 역), 바리톤 마르코 카리아(포드 역) 등. 또 소프라노 예카테리나 사도브니코바(난네타 역), 테너 후안 프란시스코 가텔리(펜톤 역)도 출연한다.
LA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리 블레이클리(Lee Blakeley) 프로덕션이며, 공연 일정은 11월9, 13, 16, 21일 오후 7시30분, 24일과 12월1일 오후 2시.
한편 LA오페라는 26일 오후 7시30분 오렌지카운티 시거스트롬 콘서트홀에서 ‘팔스타프’의 콘서트 형식의 공연을 개최한다.
◆마술피리(The Magic Flute)
모차르트의 마지막 작품
전통과 다른 동화의 세계 표현
소프라노 장혜지 시녀로 출연
모차르트가 죽기 두 달 전에 완성한 마지막 작품이자 대표작이며 지금까지 가장 사랑받는 이 인기 오페라에 대해 클래식 전문가 박종호는 ‘세상의 모든 오페라 가운데 가장 특이한 작품 중의 하나’라고 쓴 바 있다. 겉으로 보면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내재한 의미는 심오하고 신비하여 보는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의미가 천차만별이고, 바로 그래서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의 신전을 배경으로 현자 자라스트로가 지배하는 지혜의 세계에 대항하는 밤의 여왕의 어둠의 세계의 대립을 보여주는 ‘마술피리’는 대사와 음악에 많은 프리메이슨적인 교의와 상징, 은유와 이념이 암호처럼 담겨 있다고 해석된다. 선과 악, 낮과 밤, 현자와 마녀의 대결에서 승리는 빛의 세계에 돌아가고 여왕과 어둠의 세계는 멸망한다. 유명한 아리아는 밤의 여왕이 2막에서 부르는 아리아(‘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에 끓어오르고’).
이번 LA오페라 무대에 오르는 ‘마술피리’는 전에 보았던 전통적인 오페라와는 완전히 다른, 만화 같고 동화 같은 프로덕션이다. 무대 전체를 스크린으로 애니메이션 동영상이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가운데 가수들이 움직이는 이미지와 기막힌 호흡을 보이며 공연을 펼치는 이 프로덕션은 영국 극단 1927이 만든 것으로, 지난 시즌 베를린 코미셰오퍼에서 첫 선을 보여 센세이셔널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미국 초연인 이번 공연은 전혀 새로운 무대와 추상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이미지에 기대가 크다.
출연자는 테너 로렌스 브라운리(타미노 역), 소프라노 자나이 브루거(파미나 역), 바리톤 로디온 포고소프(파파게노 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에리카 미클로사(밤의 여왕 역), 베이스 에반 보이어(자라스트로 역) 등과 함께 소프라노 장혜지가 여왕의 세 시녀 중 한 사람으로 나온다. 장혜지는 이번 시즌 오프닝 작 ‘카르멘’에서 프라스퀴타 역으로 호연했었다.
무대 연출은 코미셰오퍼의 예술감독 배리 코스키와 극단 1927의 감독 겸 배우 수잔 안드레이드, 프로젝션 디자인은 폴 배릿이 맡는다.
공연일정은 11월23일과 30일·12월5일과 11일 오후 7시30분, 8일과 15일 오후 2시.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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