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을 일대 경악에 빠뜨린 인천 ‘모자(母子) 살해사건’은 여러 면에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미국 텍사스 주 소도시 테벨에서도 친모와 이모 등 5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대체로 미국의 존속살해 사건은 원한이나 정신병에 근거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그것들은 주로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인천 모자사건도 8,000만 원의 노름빚에 시달리던 둘째 아들이 재산을 빼앗기 위해 아내와 공모하여 어머니와 형을 계획살해하고 암매장한 것이었다.
무엇이 그 부부로 하여금 그처럼 끔찍한 악행을 일으키게 만든 것일까? 부모와 형제자매가 있고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한국의 경제적 성장은 세계사에 유래가 없을 만큼 비약적인 것이었다. 옛날의 가난하고 부족했던 모습은 찾을 데 없고 모두가 잘 입 고 잘 먹고 잘 놀러 다니고 있다.
한국의 TV 뉴스에서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무슨 주요 기사처럼 해수욕장이나 단풍구경 또는 이런저런 축제와 대회 같은 놀고 구경 다니는 광경이 매일 빠짐없이 보도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는 함께 동참할 수 없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을 배려했으면 좋겠다.
또한 드라마를 보면 꼭 재벌이나 부잣집 자식이 등장하고 특히 여성출연자의 생김새는 구별이 어려울 만큼 붕어빵 공사를 한 채 패션쇼인지 명품자랑인지 너도나도 멋진 옷과 가방을 장면마다 달리 소지하고 나온다. 문외한이 보더라도 예술은 독자성이 생명인데 비슷하게 생기고 차려입은 탤런트들이 거의 동일한 스토리에 등장하는 오늘의 한국 드라마가 과연 언제까지 시청자의 환영을 받을지 작가나 출연자는 한번쯤 생각해 보기 바란다.
인성교육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차이는 외적 현상에 대한 반응이다. 인성이 채 형성되지 않은 사람은 한국사회에 홍수처럼 범람하는 사치풍조나 얼토당토않은 막장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타인의 생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결국 과소비와 가계부채의 굴레에 빠져들기 마련이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천문학적 액수에 이를 만큼 전 국민이 빚더미에 매어있으며 머지않아 큰 사회문제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인천 모자살해 사건도 결국 그런 잠재적인 폭탄이 반인륜적 사건으로 터졌을 뿐이다.
희망이 없고 기댈 곳이 없는 사람들이 취할 길은 어디인가? 자신들의 과오를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서 찾으려는 현상이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이다. 정부는 흉악범의 일을 단순히 개인 자신의 일로 치부하지 말고 국민 모두의 문제로 삼아 근원적인 해결책, 특히 인간교육에서 해답을 구해야 할 것이다.
물질이 지배하는 사회는 호화롭게 보일지 모르지만 비인간화된 사회이며 인성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지배하는 사회는 동물세계와 다름없다. 보이는 적보다 보이지 않는 적이 더 무서운 법이다. 북핵 보다도 우리에게 위협적인 것은 바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국민들의 올바르지 못한 정신건강이다.
국민은 무엇보다도 나라의 백년대계인 참교육, 즉 건전한 홍익인간을 만드는데 합심해야 하는데 계속 당쟁과 분열만 일삼고 있으니 행복한 나라의 길은 아직도 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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