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 월리엄 셰익스피어‘로미오와 줄리엣’
나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를 좋아한다. 10대인 우리 아이들과 함께 차타고 다니다 보니 자연히 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스위프트의 노래를 자주 듣게 되고 그 중에 최근 좋아하게 된 노래가 스위프트의 러브 스토리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곡이다. 또한 우리 집에는 조그만 패럿 새 두 마리가 있었는데 얼마나 금실이 좋은지 항상 몸을 비벼대며 아침저녁으로 노래를 재잘거리고 수시로 부리를 부딪치며 뽀뽀하는 모습에 아이들이 새들에게 지어준 이름도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시대와 세대, 그리고 나라와 문화권, 신분 등 모든 것을 초월한 러브 스토리의 대명사다. 이번 주에 나는 인도 뉴델리에 와있는데 이곳에서 만난 한 학생에게 로미오와 줄리엣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별 무식한 사람 다보겠다는 표정을 하고는 줄거리를 줄줄이 토해냈다.
르네상스가 무르익던 16세기 영국에서 셰익스피어가 창작해 냈던 것은 한 편의 문학작품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 창조의 이야기 ‘아담과 이브’의 스토리에 견줄 만큼 인류사에 영원히 남을 러브스토리를 만들어냈던 것이었다.
‘로미오와 줄리엣’ 줄거리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것이니 줄거리 소개는 생략하고 내친 김에 오늘은 사랑 타령 한번 해보자.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한다. 사랑은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이며,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처럼 사랑은 죽음보다도 강하다, 사랑은 몸 안의 호르몬이 일으키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허리케인이고, 양극이 맞닿는 화학반응이 일어나면 수만 볼트의 불똥이 튀기도 한다.
사랑은 둘이 하나가 되려는 귀화본능이기도 하다. 플라톤의 ‘향연’에 따르면 원래 인간은 남ㆍ여가 한 몸이었다고 한다. 지상의 모든 피조물 가운데 인간은 너무도 완벽해 가끔씩 신의 권한에 도전하는 사고를 치곤했다.
경계심이 생긴 신이 인간을 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한 순간에 남ㆍ여를 갈라놓았다고 한다. 그 후 인간들은 허구한 날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게 됐고, 그로부터는 인간이 감히 신에 도전하는 일들이 없어졌다고 한다.
오늘날 세속문화는 모든 사랑과 섹스를 동일시하고 있다. 성관계를 ‘make love’라고 고상하게(?) 표현하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사랑을 만드는 작업은 마음이지 육이 아니다.
인간은 짧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두 가지 판이한 사랑, 플라토닉한 사랑과 에로스의 사랑 사이에서 볼게임을 하면서 세월을 보낸다. 육적인 사랑은 감미롭고 촉각을 짜릿하게 자극하는 엄청난 흡인력을 가지고 있지만 항상 끝이 보이는 사랑이다. 에로스의 끝은 공허와 허무함이 예견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정한 사랑은 영혼을 바라보는 사랑이다. 영혼을 향한 사랑은 눈으로 볼 수도 오감으로 느낄 수도 없는 ‘이데아’이지만 그 사랑은 영원하다.
예찬출판기획 대표
(baekstephen@gmail.com)
도서협찬: 반디북US
(www.bandibook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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