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에 지원하려면 SAT 와 ACT 두가지 점수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는 말을 어디서 듣고 사색이 된 학생이 있었다.
그리고 “제가 직접 찾아보니 스탠포드 웹사이트에도 그렇게 명시되어 있고, 몇 군데 웹사이트에도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저는 SAT만 치렀는데…” 라며 걱정에 빠졌다.
‘두 가지 점수 제출’은 잘못된 정보다. 나아가, 그 학생은 스탠포드의 가이드라인을 잘못 읽어냈다. “Applicants must self-report and submit all SAT scores and all ACT scores”라는 첫줄만 읽고 SAT와 ACT 점수를 모두 내야하는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그렇지만 ‘all’이란 단어는 이탤릭체로 표기되어 있다. 무슨 이유일까. 바로 다음 줄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즉 스탠포드는 좋은 점수만 선택, 제출하는 스코어 초이스(Score Choice)를 채택하지 않기에, 만일 지원자가 SAT를 3번 치렀으면 3번 치른 모든 점수, ACT를 2번 치렀으면 2번 치른 모든 점수를 ‘숨기지 말고’ 제출하라는 뜻이다.
결코 SAT와 ACT 두 가지 점수를 모두 제출하라는 뜻이 아니다. 스탠포드의 원서 제출 점검표를 살펴보면 좀 더 확실해진다. “SAT 혹은 ACT 점수를 제출하면 된다”라고 명기되어있다. ‘and’가 아닌’or’로 적혀 있다. 잘못된 정보를 의문 없이 받아들이거나, 가이드라인을 끝까지 그리고 자세히 읽지 않을 때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웃지못할 일이다.
K-12 과정을 거치는 동안 학생들은 교사가 강의하는 내용을 아무런 의문이나 비판없이 그대로 받아 적는 습관에 익숙해진다. 교과서에 나온 내용은 모두가 정확하고 신빙성이 있다고 여기고 다른 책 혹은 의견과 비교 검토하지 않는 태도 또한 생성된다.
그런 습관과 태도는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에 나와서도 지속된다. 실제로 확인된 사실보다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한 엉터리 소문이 더 많은 연예잡지의 기사를 액면 그대로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 예다.
이렇듯 무엇이든 읽거나 들으면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인 태도다. 엉터리 정보를 접했을 때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 의문>비평>판단을 거쳐 거부하려면 여러 번의 생각 단계를 거쳐야 하기에 귀찮다. ‘귀차니즘’이 그저 받아들이게 만든다.
또한 무엇을 들었는지는 기억하지만, 어디서 들었더라, 누구로부터 들었더라를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음단계 즉, 사실 확인단계에 다가서지 못한다.
무엇이든 일단 수용하고 보는 태도, 자칫하면 대학지원자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대학순위를 매기는 방법에 대해 의문, 비평, 판단의 여과과정을 거치기도 전에 “가장 먼저 순위를 매긴 잡지에서 발표한 랭킹”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받아들이는 태도. 영화배우 매트 데이먼과 농구선수 제레미 린을 동원해 동영상을 만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 대학은 저소득층 지원자들이 마음 놓고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장학금을 제공하니 모두 지원하기 바란다” 라는 대학의 사탕발림에 광고의 뒷 배경을 확인하지도 않고 무조건 지원하려는 태도.
대학에서 보낸 포스터, 달력, 마스코트 등을 받고, “이렇게 나를 특별한 학생으로 인정해주는 대학에 지원하면 합격은 맡아 놓은 당상이다” 라는 태도. 이 모두가 지원자로 하여금 예상치 않은 결과를 낳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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