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은 라팔마 시가 1년에 한 번씩 하는 퍼레이드와 축제가 있는 날이었다. 날씨도 좋았고 홍보도 잘 되어서 9,000명 이상의 주민들이 나와서 하루 종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라팔마 시에서는 지난 10여년 사이 다수이던 백인들은 소수가 되었고 소수이던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들이 다수가 되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날 행사를 비롯, 각종 행사를 위해 수고하는 자원봉사자들이나 참석하는 주민들의 다수는 여전히 백인들이라는 사실이다. 우리 한인들이 좀 더 주위에 있는 이웃들과 어울리는 노력을 해야 하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다.
그날 저녁에는 우리 부부가 올해 초부터 합류한 한 한인 합창단의 제8회 정기 연주회가 있었다. 평소 1970년 전후로 시작된 본격 한인이민의 역사가 이제 40년을 넘었으니 무엇이든 우리끼리만 하지 말고 주류사회와 어울려서 하자는 주장을 해왔던 터라 친분 있는 이웃도시 시장들과 정치인들 등 비한인들을 초대했다.
그리고 시의회 사회를 보면서 “여러분의 시장이 우리 시에 있는 공연장에서 한인 합창단과 연주회를 한다”고 ‘광고’도 했다.
그 날이 토요일 저녁이고 또 베터런스 데이 연휴라 많은 분들 특히 정치인들이 여러 계획과 행사가 있었지만 참석해 주었다. 공연장이 꽉 차서 보기에 좋았고 분위기도 뜨거웠다.
대부분이 한국어 노래이고 진행도 한국식이라 약간의 이질감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면서도 그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공연 후 반응은 칭찬 일색이었다. 너무들 좋아했다.
게다가 내가 10년 넘게 후원하고 있는 명문 중고등학교 옥스포드 아카데미의 합창단도 이날 같이 공연을 하게 되었다. 처음 한인 합창단과 공연한 옥스포드 학생과 지도 선생님도, 또 참석한 타민족 이웃들도 모두 좋아했다. 그들에게는 우리 한인 커뮤니티를 경험해보는 좋은 기회였다.
솔직히 주류사회 사람들 그리고 정치인들에게는 한인들에 대한 편견이 조금씩 있다. 같이 어울리고 접해볼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좀 더 한인사회를 알고 친해질 수 있도록 기회 있을 때마다 ‘다리’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제 우리 한인 커뮤니티가 좀 더 성숙한 이민 커뮤니티로 성장할 시점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이 나라의 일원으로서 우리 주위의 이웃과 어울려서 같이 하는데 익숙해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민 초기에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많은 것을 우리 한인들끼리 했지만 수십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라팔마 시 직원들이나 정치인들이 내게 하는 말이 있다. 한인 주민들은 성실하게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착한’ 시민들이지만 원하는 것도 요구하는 것도 또 참여도 없어서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시장, 시의원 등 지역사회의 리더로 활동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앞으로는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이 사회와 나라의 일원으로서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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