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얼리니스트 크리스천 테츨라프. 드물게 연주되는 쇤베르크의 바이얼린 협주곡을 들려준다.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LA필하모닉의 신년 첫 음악회를 지휘한다.

2014년 새해를 여는 LA필하모닉의 첫 음악회가 본보 특별후원으로 1월10~12일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 음악회에서는 독일의 유명한 지휘자이며 피아니스트인 크리스토프 에셴바흐(Christoph Eschenbach)가 포디움에 올라 LA필과 함께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 쇤베르크의 바이얼린 콘첼토,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를 들려준다.

바이얼린 협주곡의 독주자는 독일 출신의 바이얼리니스트 크리스천 테츨라프(Christian Tetzlaff).

크리스토프 에셴바흐는 올해 1월에도 LA필의 2013년을 여는 첫 콘서트를 지휘한 바 있다. 그때는 오스트리아의 천재 퍼쿠셔니스트 마틴 그루빙거(Martin Grubinger)와 함께 작곡가 탄 둔의 타악기 협주곡 ‘자연의 눈물’(The Tears of Nature)을 미국 초연했는데, 에셴바흐의 카리스마틱 하면서도 절제된 표현과 그루빙거의 신들린 듯한 연주, 탄 둔의 의미심장한 음악이 어우러져 대단한 갈채를 받은 바 있다.

크리스토프 에셴바흐는 파리 오케스트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휴스턴 심포니, 독일 NDR 심포니 등의 음악감독을 지냈으며 현재 독일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워싱턴 DC의 존 F. 케네디 센터 포더 퍼포밍 아츠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크리스천 테츨라프는 금시대의 최고 바이얼린 연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세계 각지에서 초청연주를 갖고 있으며 완벽한 기량과 뛰어난 음악성, 강렬하고 지적인 해석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바흐의 소나타와 파르티타에 관해서는 무흠의 음반을 남겼으며 멘델스존, 베토벤, 브람스 등 19세기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곡들과 쇼스타코비치, 바르톡, 베르크의 현대음악, 그리고 우리 시대의 콘템포러리 작곡가들의 곡들을 세계 초연하고 있다.

그가 이번에 LA필과 협연할 바이얼린 콘첼토는 쇤베르크(Schoenberg)의 유명한 음렬주의(serialism)가 돋보이는 걸작으로, 현대 음악사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 교수였던 쇤베르크는 나치를 피해 미국 LA에 와서 살았던 1936년 이 곡을 작곡했다.

당시 LA필의 상임지휘자였던 오토 클렘페러가 초연하기로 했으나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1940년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지휘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바이얼리니스트 루이스 크래스너와의 협연으로 세계 초연했다. 쇤베르크는 LA에서 한 때 USC와 UCLA에서 강의했으며 1944년 은퇴해 이곳서 1951년 7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LA필은 1974년 12월 처음 연주했는데 그 때 이후론 거의 연주된 적이 없다고 하니, 이번 콘서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

드러매틱한 주제 선율이 누구나 친숙한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New World’)은 미국서 가장 인기 있는 클래식 레퍼터리 중 하나로, 체코 작곡가인 드보르작이 미국에서 3년간 머물 때 쓴 작품이다. 1893년 카네기홀에서 초연됐을 때 청중들은 너무 감동한 나머지 악장이 끝날 때마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으며 연주를 마친 후에도 너무 오랫동안 박수가 멈추지 않아 로비로 퇴장했던 드보르작이 무대로 다시 돌아가 거듭 인사해야 했다고 한다.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Egmont Overture)은 연주시간 8분의 짧은 곡이지만 장대하고 영웅적이며 비극적인 내용을 함축한, 그의 11곡의 서곡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힌다. 괴테가 12년의 세월에 걸쳐 완성한 5막 비극 ‘에그몬트’에 붙인 부수음악으로, 서곡을 포함해서 전 10곡으로 되어 있는데 오늘날 연주장에서는 아름다운 이 서곡만이 주로 프로그램에 오른다. 나라를 구하려다 자결한 에그몬트 백작의 기백과 애국심, 비운을 묘사한 역사적인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 장대하고 환상적인 서곡이다.

연주 일시는 10일과 11일 오후 8시, 12일 오후 2시.

티켓 23.75~191달러. LAPhil.com, (323)850-2000
Walt Disney Concert Hall 111 S. Grand Ave. LA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