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미 고인이 되신 강원용 목사님을 존경한다. 그분은 생전에 크리스천 아카데미를 통하여 이웃 종교들과 종교 화합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헌신한 분이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복음을 바로 몸으로 실천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유일신을 섬겨야 된다는 교리 때문에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일부 다른 기독교 관계자로부터 배척을 받기도 했지만 이 분 만큼 종교 화합을 통해서 정신적으로 피폐해가는 한국 사회를 맑게 하려고 노력한 분도 드물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강원용 목사님을 존경하는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다원화 사회가 되어 있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독불 장군으로는 살 수 없는 시대인 것이다. 종교도 마찬가지여서 아무리 훌륭한 교리와 복음으로 무장했다 하더라도 다른 종교를 배척하는 독선적인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황금만능 시대에 물질만 좇아 전력 질주하는 현대 사회에서 종교의 사명과 역할은 사회를 밝히는 빛이요, 소금이 되는 데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때문에 더욱 종교를 필요로 하게 되고, 교리에 따라 맡은 역할도 다르기에 다원화된 종교로 서로 연합하여 영성을 밝히고 잃었던 마음을 찾게 하며 수행을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기에 여기 LA에서도 천주교 신부님과 개신교 목사님, 불교의 스님, 그리고 원불교의 교무님이 종교의 화합을 위하여 지혜를 모으고 합력하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각 종교 단체가 합동으로 성금을 모아 쌀을 구입해서 불우한 이웃을 찾아 나누어 주는 것도 바로 그 화합의 산물인 것이다.
종교를 찾아 신앙생활을 하는 목적이 바쁘고 힘든 일상생활 전선에서 잠시라도 안식과 평온을 구하기 위함인데, 만일 종교 단체가 서로 반목하여 싸운다면 어디 가서 그런 안식과 평온을 구할 것인가. 그래서 종교의 화합은 꼭 필요한 것이며 이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도 그 단합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어느 저명한 목사라는 분이 이러한 화합 정신을 깨는 듯한 글을 써서 이웃 종교를 조롱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달 주요 일간지 종교 란에 ‘교회 안에 부흥하는 ‘원불교’’라는 제목으로 쓴 내용 한 구절을 소개해 본다.
“요즘 교회 안에 원불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원망과 불평 그리고 교만을 ‘원.불.교’라 한단다. 원불교가 늘어나는 이유는 은혜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가슴이 뜨거우면 은혜 받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은혜 못 주는 설교라 ‘원불교’가 된다.”이런 글은 누가 보아도 금도를 벗어난 것이다.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남의 이름을 가지고 함부로 제멋대로의 풀이는 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성직을 수행하는 분이라면 더욱 삼가야 될 일이다. 진정 하나님의 종으로서 사역을 한다면 영혼을 울리는 진실한 언어로 신도들에게 은혜를 느끼게 해야지 이런 글로 전도하려 한다면 오히려 조소나 받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다른 사람들이 그 분이 했던 똑같은 수법으로 이름 풀이를 한다면 어떨까? “요즘 사회 속에 기독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기만과 독선 그리고 교만을 ‘기.독.교’라 한단다. 이러한 기독교가 사회에서 기승을 부리면 그 사회는 곧 큰 혼란을 야기하여 기독교를 퇴치하려 할 것이다.” 누가 이렇게 쓴다면 이것은 상식을 벗어난 말장난에 불과하다.
우리는 남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듯한 말과 글을 버리고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상생의 지혜를 배워야겠다. 점점 메말라 가는 세상에 하나님의 복음으로 생명수를 뿌려야지, 억지로 꿰맞춘 글로는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주지는 못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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