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펄 끓는‘가마솥 살인 폭염’호주오픈 강타, 최고기온 화씨 108도(섭씨 43도)까지 치솟아
▶ 캐나다 선수 경기도중 열사병으로 기절하기도
일본의 게이 니시코리가 머리 양쪽을 아이스팩으로 둘러싸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경기 도중 열사병으로 쓰러진 캐나다의 프랭크 댄체비차가 의료진의 치료를 받고 있다.
올해 세계 테니스 첫 그랜드슬램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 챔피언십이 펼쳐지는 호주 멜버른이 연일 ‘가마솥 폭염’으로 펄펄 끓고 있다.
대회 이틀째를 맞은 14일 멜버른팍의 기온은 화씨 108도(섭씨 43도)까지 치솟았다. 경기 도중 한 선수가 열사병으로 잠시 정신을 잃고 쓰려졌을 만큼 위험수준을 넘어섰다. 선수들은 뜨거운 사우나나 오븐 속에서 경기하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고 하드코트 바닥은 마치 뜨겁게 달궈진 프라이팬 같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전 여자 세계랭킹 1위였고 얼마전 로리 맥킬로이의 약혼을 발표한 캐롤라인 보즈니아키는 “물병은 코트 바닥에 놨는데 플라스틱이 녹아내렸다”고 살인적인 더위를 전했다. 더구나 이런 폭염은 최소한 오는 17일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나와 있어 더욱 선수들을 힘들게 하고있다.
이날 남자단식 1회전 경기에 나선 캐나다의 프랭크 댄세비치는 베노이트 페이레와의 경기 도중 열사병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1세트에서 어지러움을 느꼈는데 2세트 도중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가 없어 펜스에 기대려다가 정신을 잃었다”면서 “정신을 차려보니 사람들이 내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치료를 받은 뒤 다시 매치를 재개하는 투혼을 보였으나 결국 스트레이트세트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댄체비치는 “이런 조건에서 경기를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면서 “누구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이런 폭염 속에서 경기를 계속 시킬 것 같다”고 경기 중단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대회조직위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측은 극한 더위로 인한 경기중단 조치는 온도 뿐 아니라 습도와 풍속도 고려돼 내려진다면서 대부분의 경기들이 의료진 요청 없이 끝나고 있는 만큼 큰 위험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볼 걸 한 명도 열사병 증세로 치료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폭염으로 인한 안전사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4위 앤디 머리는 “아직은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단 한 명만 쓰러져도 위험한 것”이라면서 “선수가쓰러지고, 스탠드에서 사람이 쓰러지고, 볼 걸이 쓰러지는 것은 결코 좋은일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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