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여러 번 들었던 소식이지만 얼마 전 한국 TV 뉴스에서 보여준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연탄가스를 피워놓고 푹 엎드려 숨을 거둔 기러기 아빠, 그토록 끔찍한 결단을 내리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 멀리 떨어져있는 소중한 가족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러한 돌이킬 수 없는 길은 택하지 않았을 터인데... 한국의 기러기 아빠들의 숫자가 50만명이나 된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앞으로 범사회적인 면에서 다루어져야 할 중대사안이 아닐 수 없다. 그는 4년 전 큰 희망을 품고 두 아이와 아내를 떠나보내면서 기쁜 마음으로 헤어졌을 것이다.
다시 만날 때까지 어떠한 어려움도 잘 견디며 참아내기로... 이제 4년이 지났으면 어려운 고비는 넘기고 각자의 생활에 조금은 익숙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어려운 문제가 생기기전에 좀 더 자주 대화하고 목적이 어디에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든 것 중단하고 가족이 다시 함께 모였어야 했다. 아빠의 이러한 결단은 남아있는 가족에게 일생동안 지울 수 없는 상처만 남겨 주었다. 가족은 서로 힘이 되고 서로를 지켜보며 가족 중 한 사람의 아픔이 곧 가족 전체의 아픔임을 생각할 때 도저히 해서는 안 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어느 기러기 아빠는 8년 동안이나 떨어져 있으면서 본인이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요리를 배우다가 요리사 자격증까지 획득했다고 한다. 또 어느 아빠는 외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요가, 노래교실 꽃꽂이 등 여러 가지 배우며 지내면서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어울려 회포도 풀고 맛집을 찾아 식사도 함께 하니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조금씩 사라져 이제는 자신의 행복을 찾았다 한다.
나도 1963년 졸업하자마자 원하던 좋은 직장에 잘 다니고 있었는데 브라질 이민 바람이 불어 1964년 부모님은 동생들 셋을 데리고 먼저 떠나셨다. 그때 18세 이상 자는 독립세대로 취급해 다시 부모님 초청으로 가야만했었다.
결혼한 오빠 가족 세 식구와 나는 2년을 기다렸다가 부모님과 다시 만나게 되는 크나큰 기쁨을 맛보았다. 그때 헤어지면서 아버님께서는 매일 편지하기로 굳게 약속하고 떠나셨다. 바쁠 때는 “잘 있습니다" 이것도 길다 생각되면 “안녕" 두 글자라도 매일 띄우기로. 지구 반대편이니 서로 편지 받아보고 답장 쓰려면 기다리다 지치더라도. 후에 지나고 보니 지당하신 말씀이셨다.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아버님과의 약속, 부탁, 그리고 명령이라 생각되어 매일 일기처럼 써서 부쳤다. 보내는 기쁨, 기다리는 기쁨, 받아 읽어 내려갈 때는 말할 수 없이 재미있고 행복했었다.
새로운 브라질 생활을 내가 실제로 겪고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편지 보내고 받아보는 즐거움으로 2년이란 세월이 잠깐 지나가게 되었고 지금 이글을 쓰게 된 것도 그때의 습관이 가져다 준 좋은 선물이라 생각된다.
세계의 최장수 섬이 있는데 장수 연구 박사 지아니 페스도 이 섬사람들의 연구논문에 부부 함께, 형제지간, 친밀한 관계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고 있기에 장수하고 있다 한다. 이 섬엔 보통 90-100세 이상의 노인들이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관심 갖고 꾸준히 매일 활동(포도농장일) 하며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가 수명을 많이 연장 시킨다고 한다. 주위에서 목숨을 끊는 일이 없도록 지혜를 모아 사전에 방지하는 노력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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