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대박이다.’
이 말을 이미 몇 해 전부터 해왔던 사람이 있었다.
신창민 이라는 분인데 국내에서의 활동은 자세히 모른다. 최근에 워싱턴과 미주에서 몇 차례 강연을 했기 때문에 알고 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 전에 행한 강연이었기에 그 연구나 진정성에는 일단 의심을 갖지 않겠다. 그분의 강연과 연구의 핵심, 즉 여태까지의 통일논의나 노력으로는 뭔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통일이 안 되었고, 그래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도까지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인다.
그런데 그의 논지 중에는 적대적 감정을 유발해서 긴장관계를 지속하는 이른바 ‘반공 패러다임‘과 전쟁을 피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자는 ‘6.15, 10.4선언‘을 동일선상에 두고 배척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 듯하다. 이런 양비론적인 제의는 그 동안의 통일노력들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거나 무관심한 국민들에게 특히나 재외동포들에게 커다란 혼란만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강연은 통일을 이루기 위한 기본 과정과 노력, 어려움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도 않으면서 통일이 되고 나면 국민 총생산이나 국민소득, 자원의 효과적 이용 등 경제적 시너지로 인해 국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다고 결론지어지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래서 코 흘리개 때부터 통일노래를 부르게 했고, 금강산 가자고 꿈에 부풀게 했던 게 아닌가, 역으로 그런 한민족의 위상과 소망을 견제하는 주변국들의 협잡과 이해관계, 그리고 남북한의 소수 위정자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이 지경이 되었다는 기본 전제 자체가 부실하게 설정된 연구를 어디 카지노에서나 쓰는 용어를 붙여서 ‘대박난다’ 라고 하니, ‘뭐가 있나 ?‘ 고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을 것은 당연하다.
구태여 의미를 붙여 보자면 행세께나 하는 국내 학자나 관료들은 ‘통일‘에 관심자체가 멀어진지 오래인데도 통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 정도이거나 더 나아가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제고해서 한민족의 숙원을 푸는데 모종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혹시 양쪽을 비집고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것으로 양쪽을 싸잡아 균형이나 맞추려는 시도였다면 단테가 신곡에서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기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해 예약해 놓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조금은 가혹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그 좋을 걸 어떻게 할 건데요?‘ 하고 되묻고 싶은게 사실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6.15와 10.4가 얼마나 진전된 통일 접근방식인지 비로소 알게 될 것이다.
이 정도의 연구는 지난 민주정부에서는 정상회담의 1-2단계에서 이미 도출되었던 수준이라고 보는 게 맞다.
멀쩡하게 하고 있던 개성공단마저도 거의 6개월간이나 폐쇄해버렸던 남북한 간이다. 민간이 경제교류를 확대하자는데 그건 민간인 교류가 아니고 무엇이며, 임기 중에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에 쌓아 놓았던 남북한의 신뢰관계를 얼마만큼 회복시킬 런지도 모르면서 검증되지 않는 수치와 철학적 논쟁만이 난무하기 쉬운 ‘대박타령’이 얼마나 무망한 것인지를 박근혜 정부와 함께 다시 고민해 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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