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탄신 469주년 기념
4월 28일은 충무공 이순신 탄생 469 주년이 되는 뜻 있는 날이다.
잔인한 4월이라 했던가? 이래저래 공감이 가는 말이다. 300여 우리의 귀중한 꽃순 새싹들이 어른들의 추악한 욕망에 무참히 뭉개져 집단 수장을 당한 세월호 참사도 이 4월에 기록 되었으니 말이다. 더욱이, 21세기 경제 선진국을 자부하며 첨단 과학 기술을 구가하는 국가 경영능력을 가지고도 바로 이순신의 바다 남해 수로에서 정면으로 그분을 욕되게 하였으니 죄인 된 심정을 어이 할까?
충무공께서 오늘 우리의 모습을 보시면 기가 막혀 할 말을 있으신 채 한숨만 쉬시는 모습이 떠오른다. 별칭 ‘다도해’가 말해주듯이 남해 바다에는 천여 개의 크고 작은 섬이 널려있어 뱃길이 쉽지 않다. 왜란 초 전라 좌수사 이순신 장군은 한낮에도 뱃길이 헷갈리는 이 바다를 적의 눈을 피하고자 심야에 판옥선단을 동진시켜 새벽 기습 공격을 감행 하셨다.
여기에는 어영담(漁泳潭) 이라는 성씨와 이름마저 타고난 바다 사람 부하장수가 있어 별빛만으로도 뱃길을 향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하의 재능을 과감히 믿고 채택하여 야간 항해라는 적의 허를 찔러 승전을 확보하는 탁월한 용인술이 표본이다.
이번 참사해역이 남해에서 명량 다음으로 물살이 사나워 이름마저 겁이 나는 진도의 ‘맹골 수로’라고 하니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명량하면 임진 7년 왜란 중 이순신 장군이 가장 혹독하고 불리한 열세를 딛고 가장 극적인 반전 승리를 기록하신 회심의 물목이다. 장군께서 이겨내신 난관들을 보자.
첫째, 전투 환경이다. 이순신을 모함하여 통제사에 오른 원균이 단 한판의 출전에서 판옥선단 180 여척, 그 아들 원 사웅, 전라 좌수사 이 억기 등과 함께 1957년 7월 16일 전멸 초토화된 최악의 상황. 둘째, 9월 16일 꼭 두 달 만에 명량회전까지 수군을 재건해야 하는 절박한 시간싸움과 싸울 배가 없으니 수군을 폐지하고 육군으로 권율 수하에서 싸우라는 선조 임금의 엉뚱한 어명.
어떻게 극복 하셨던가? 아직도 우리에게는 배 열두 척이나 남아 있으니 (尙有十二) 싸워볼 만 하다고 선조 임금을 설득한 긍정적 사고의 본과, 군사모집에 있어서는 이순신 백의종군 기간 희망과 사기를 잃고 흩어져 숨어 지내던 옛 부하들이 이순신통제사 재 임명 소식에 자진 복귀하여 겨우 메울 수 있었듯이, 책임과 부하 사랑에 대한 리더가 갖추어야 할 신망의 힘이다. 그리고는 조류가 하도 사나워 물 흐름소리가 멀리까지 들린다는 남해 최악의 물살을 133 대 13척, 10대 1의 병력 열세를 보강하는 천혜의 이점으로 역 이용하는 기발한 지리 전술과 사생결단의 결전 의지로 돌파한 승리, 바로 본질을 추구하는 원칙주의의 힘이다.
420년 시차와 장비의 격차를 보자. 세월호는 배수 6천 톤에 하중까지 1만 톤을 추진하는 철제 동력선인 반면 판옥선은 배수 백 톤 미만의 목선에 승조원 120여명 중 80명 정도가 추진력인 놋군으로 배정되는 인력선이다.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보도를 보면 구조 선박 200여척 항공지원 30여대 잠수부 700 여명에 자원봉사자 일만 명 등 국력을 통째로 기울여 10여 일을 매달렸지만 결국 생명은 하나도 건지지 못하는 참패를 당한 셈이다.
이순신 장군은 그 거친 명량의 역류를 거슬러 버티면서 단 13척의 판옥선으로 일본 군단 133여 척을 대적하여 10 대 1 열세를 뒤집고 적장 한 명, 적선 30여 척을 격파하면서도 우리 판옥선 13 척은 고스란히 지켜내는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셨다.
무엇이 이 같은 차이를 만드는가? 국가와 사회와 공의 앞에 자기를 흔쾌히 버리고 희생할 줄 아는 공인정신이다.
오늘날 독도 망언, 역사 부정 등 21세기 새로운 임진왜란의 징후가 되살아나고 있다. 우리가 이기는 길은 역사를 들추어 살펴서 충무공 이순신 같은 본을 배우고 본받는 데에 있다고 할 것이다. 우리의 각성과 각오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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