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Trauma)는 정신적 충격에 의한 정신적 상처를 말한다. 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 앞 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건은 최대의 트라우마에 속한다. 생사를 넘나들면서 구조된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가라앉는 배를 바라보며 구조를 외치며 소원하던 실종가족의 처절한 모습을 우리는 잊을 수가 없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람과 침몰하는 배를 지켜보던 실종가족들의 애타는 심정, 전 국민들의 기원, 이런 것들이 모두 고스란히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실종자 가족들이 하루하루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행여나 살아있기를 애타게 기다리지만 이제는 거의 절망적이다. 실종자 300여 명 중 2/3 가량은 잠수부들의 의해 차가운 바다 물속에서 시신으로 수습되었으나 나머지 1/3 가량은 아직 물속에 남아 있고 그들의 수색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4월 24일 미국 NBC 뉴스는 잠수부가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서로 조끼 끈을 단단하게 맨 두 남녀 학생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보도를 했다. 너무나 안타까운 모습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유가족이나 국민들에게 준 충격은 그 정도를 가늠하기 힘들다. 구조된 일부 학생들은 병원에서 심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까지 받는다고 한다. 특히 세월호의 침몰 사건을 매일같이 톱기사로 보도하는 한국의 언론 매체들도 이런 트라우마에 부채질 하는 일면도 있다. 요사히 한국의 뉴스 채널인 YTN을 보면 세월호 사건으로 시작해서 이 사건으로 끝을 맺는 것 같다. 미국의 주요 일간지와 CNN, ABC, NBC, CBS TV 방송도 거의 매일 주요 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단원고가 있는 안산은 1970년경 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되었다. 염전지역을 매립하고 그 위에 반월공단, 시화공단 등을 세워 산업과 공업도시로 발전시켰고, 1986년에는 시로 승격되기도 했다.
그 지역에 있던 야산을 통채로 깎아 그 위에 아파트단지를 조성했다. 인구가 몰리고, 샤핑 센터가 들어서는 등 몇 년 만에 생동하는 도시가 되었다. 나는 과거 여러 해 동안 반월공단의 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미국에 수출되는 것을 돕기 위해 이 안산시를 수없이 방문했었다. 단원고의 세월호 트라우마는 지금 안산시 전체에 심하게 파급된 양상이다.
안산시는 희생자 합동분향소도 설치했다. 조문객 16만여 명이 이미 다녀갔고 추모행렬은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안산시도 언젠가는 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전과 같이 활기찬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단원고가 수업을 재개했다는 결정은 이런 면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세월호 트라우마는 쉽게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빨리 치유되고 해소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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