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여정에 누구에게나 알게 모르게 죽음의 문턱을 거의 넘을뻔 한 적이 여러번 있을 것이다.
보스턴에서 출발하여 LA를 향하던 비행기가 2001년 9월 11일에 뉴욕 세계 무역센터를 들이받은 끔찍한 사건은 우리의 뇌리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데, 큰아들이 바로 전날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었다. 단 하루 차이로 생(生)과 사(死)가 갈린 것이다. 한 지인은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때 골인 라인 바로 약 백야드를 남겨놓고 폭탄이 터져 무사한 경험을 했다. 또한 김동호 목사는 출근하면서 늘 “어머니 다녀 오겠습니다”라고 했다는데, 성수대교를 운전하던 중 본인의 차 바로 앞에서 다리가 무너져 내려 간신히 죽음을 비껴간 후에는 “어머니 저 갑니다”라고 인사를 바꾸었다 했다.
인생길에는 복병처럼 숨어있는 위험한 상황이 수없이 많다. 질병, 교통사고, 전쟁, 테러, 자연 재해, 각종 사고 등 언제라도 죽음의 문턱을 넘게 하는 것으로 가득한데, 마치 빗발같이 쏟아지는 포탄 가운데서도 용하게 살아남는것 같이 이 모든 위험을 요리조리 피하며 오랜 연수를 누리는 것은 사실 기적에 가깝다.
자동차에는 작은 나사 같은 것까지 모두 만개 정도의 부속이 있다는데, 늘 고장이 나는 것을 보면 이와는 비교도 안되게 복잡하고 정교한 사람의 인체에 병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오히려 비정상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약 3파운드 밖에 안되는 인간의 뇌에 뇌신경 세포가 서로 연결된 거리를 다 합치면 약 10만 마일이나 된다니 이 신묘막측한 인체를 보면 창조주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 죽음의 연습 과정을 세번 정도 했다. 방광 조직검사와 며칠후 대장검사 시 마취약이 서서히 몸에 침투될 때, 이대로 깨어나지 않으면 바로 죽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가 하면 한 열흘전에는 앞에서 과속으로 달려오던 자동차가 중앙 분리선을 넘어 본인의 차를 정면으로 들이받아 모든 에어백이 터지고, 차는 종이조각 처럼 구겨지고 찢겨나간 대형사고를 치뤘다. 본인과 아내는 약간의 타박상을 입었을 뿐, 모든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으니 또 한번 죽음의 연습이 연습으로 끝났다. 참으로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다. 인간들은 자동차 사고 후 몸이 다치지 않은 것은 감사하는데, 사고 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지 않고 무감각한 어리석은 자들이다.
플라톤은 “인생이란 짧은 기간의 망명이다”라 했고, 스피노자는 “지금의 이 순간을 현재의 눈으로 보지마라. 먼 영원의 눈으로 현재를 보라”라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는 언제라도 죽음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지뢰밭 인생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 엄연한 사실 앞에, 즉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닥치는 죽음을 늘 곁에 의식하며 산다면, 덜 걱정하고, 욕심내고, 미워하며, 그리고 더욱 사랑하며 여유롭게 살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