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나는 세월호 사건과 같은 참사를 막는 길에 대하여 우리 민족 전체가 정신적 개혁을 해나가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아무리 법을 고치고 행정력을 강화해도 참사는 쉬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습관과 관례와 문화는 아무리 노력해도 쉬이 바뀌지 않는다. 더구나 한국과 같이 그 근본 원인이 상부층 즉 기득권층에 있는 경우에는 더욱 바뀌지 않는다. 기득권층은 현재가 자기들에게 가장 좋은 세월이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하의 공공기관의 상부층과 가까이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들이 얼마나 좋은 대우를 받고 있으며 얼마나 업무에 등한하며 출퇴근조차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관급 신용 카드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잘 알 것이다. 그 신용 카드로 미국에 와서 자녀를 만나고 샤핑을 하고 가도 아무도 관여하지 않는 것을 나는 보았다. 이들을 감시하고 감독해야 하는 사람들이 이들의 영향권 아래 있기 때문에 그냥 덮어줘야 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관례가 되어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간부의 과반수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전직 관료와 정치인들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사회에는 조선시대의 사대부와 같은 계급이 생겨나 있다. 대통령이 고위직을 임명할 때에도 이들의 자문을 구해야 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의 연줄은 계속 이어져 나간다. 일종의 권력세습이다.
그 결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소시민들이다. 지난 20년 동안의 대형사고들을 살펴보라. 상류층이 다치거나 불이익을 본 경우가 있는가. 이번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들은 누구인가. 일반시민과 서민층들과 그들의 자녀들이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풀뿌리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 너 나 할 것 없이 풀뿌리들이 일어나서 개혁운동을 주도해야한다. 그리고 그 개혁운동은 ‘너’로부터가 아니라 ‘나’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부터 회개하고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너나 잘해’로 끝날 것이다. 그리고 잘못된 일을 보면 경찰 등 관련 있는 기관에 보고하는 시민정신을 키워야 한다. 보고하는 사람을 야박하고 인정머리 없고 부도덕한 사람으로 보는 문화는 없어져야 한다. 일단 자기 집 문밖에 나오면 ‘나’가 아니라 ‘우리’로서, 시민으로서 행동하는 시민정신을 키워야 한다.
벌써부터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기미가 보인다. 이번 사건을 절대로 정치문제화 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순수 민간운동이 되어야 한다. 기득권자들은 자기 탓이 아니라 남의 탓 제도의 탓 아랫사람들의 탓으로 돌리려 교언영색(巧言令色)을 서슴지 않는다. 속지 말아야 한다. 이 일은 우리가 해야 한다. 언론이, 교회가, 시민단체가, 동포단체가 하여야 한다. 이 운동을 위하여 정부나 정당이나 정치인에게서 재정적 도움을 받아서는 안된다. 혹시 미주에 있는 시민단체나 어떤 조직이 이 운동을 위하여 본국정부의 보조를 받으러 본국에 드나드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뜻이 같아도 정부나 정치계의 금전적 도움을 받아서는 안된다. 도움을 받으면 그들과 타협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과 5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후진빈곤국에서 선진 부국으로 치달려 오면서 우리의 정신세계에 어떤 바람직하지 못한 요소가 생긴 것 같다. 기술, 자본, 자원, 시장 등 경제발전의 기본요건들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와 막대한 국방비를 짊어지고서 고도성장을 추구하다보니 우리의 곱던 심성에 변화가 생긴 것 같다. 그렇다고 우리의 정신상태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본국에 있는 어느 교회에서 회개운동이 일어난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우리 미주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해보자. 다시 해보자 함께 해보자 우리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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