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가 주업인 한국의 오랜 전통은 모심기라는 서로 노동력을 주고받는 생산방식으로 생존 해 왔기에 어느 종족보다도 끈끈한 연대의식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고 그러한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왔다. 그러한 예로 바로 나의 사회 첫 발인 첫 직장 생활은 입사 보증인 2명의 도장으로 시작했고, 첫 크레딧 카드도 나의 신용 등급이 아니라 두 명의 보증인 덕분에 가질 수 있었다.
내가 왜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작금의 한국 언론을 보기도 하고 듣기도 하는바 해피아, 금피아 등 운운 하더니 이제 싸잡아서 관피아 하면서 ‘척결하겠다’ 하는데 척결이란 것이 아마도 ‘없애겠다’ 라는 뜻인 듯하다.
그런데 그러한 모임이나 연결고리가 없어질까? 내 생각으로는 ‘절대 아니다’ 이다. 주미 대사 같은 분이 새로 취임하는 정도가 아니라 옆집에 누가 이사만 와도, 교회에 새 얼굴이 나타나도 ‘저사람 고향이 어디래?, 저 사람 어느 학교 나왔데?’ 하고 묻고 무슨 연결고리가 있나 하는 한국사람 의식의 밑바탕에서 끼리끼리의 연결 의식은 결코 없애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그 끼리끼리가 나쁘기만 한가?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이곳 미국에서 내가 관여하는 모임은 사회의 득이지 마이너스 효과는 없다고 단언한다. 모여서 친목을 돈독히 하고, 서로 생활에 도움을 주는 소식도 듣고, 모여서 학생들 장학금도 마련하기도 하고, 불우이웃 돕기에 작은 도움을 보태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생을 풍족하게 한다.
미국에 교포들의 삶이 이러할진대 한국에서 소위 같은 솥 밥 먹고 동고동락한 해경들, 해병들, 같은 부서에서 같이 일해 온 공무원들, 직장인들 이들이 정년이니, 만기제대니 하면서 그 자리를 떠나도 그 끈끈함은 당연히 이어져 올 것이다.
지금 관피아를 없애겠다는 것은 이러한 끼리끼리 모임과 연결고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조리,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의미이겠지만 잘못 척결의 칼자루를 휘두르다가는 인간사회에 긍정적인 삶의 향유를 저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니 ‘관피아 척결’이라는 단어를 남발하지 않았으며 한다. 사실 어려운 것도 사실이지만 오로지 그 모임의 구성원들의 윤리관, 양식 있는 판단에 호소하고, 독려하고, 감시하는 것으로 해야 할 것이다.
좋은 예가 될지 모르겠으나 안 모 라는 분이 총리 지명에서 낙마했다. 전관예우이라는 것이 이유이다. 쉽게 이야기 하면 사건 의뢰인이 승소가 희박한 사건을 맡기면서 돈을 뜸뿍 정도가 아니라 보따리로 내 놓고, 판사는 눈감고 사건을 유리하게 이끌어 낸다 하는 것이다.
문제는 전관예우를 없애고 어쩌구가 아니라 판사가 공정한 판결만 한다면 그래서 퇴임한 분에게 아무리 큰돈을 써도 판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들이 든다면 적정한 변호사 비용만 쓸 것이고 전관예우라는 말 자체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의 시선이 상식적인, 정상적인 판결 이었나 집중해야지 그래서 오랜 법조계에서 쌓아온 경험, 지식을 사회를 위하여 쓰도록 해야지 전관예우 폐지하면서 그 귀한 경험과 지식을 썩혀두는 것은 사회를 위하여 좋은 것 같지는 않다.
결론적으로 이제 모두 우리가 할 일은 새로운 의식구조 창조이지 무엇을 자꾸 없앤다는 것은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세월호 사고 나니 해경 없애겠다, 서울 지하철 사고 나니 지하철 새것으로 바꾸겠다고 한다. 정말 빈대 잡으려고 초가 삼간집 다 태우는 것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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