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팰팍‘짱 비디오’ 화재 여파 끝내 문닫아
▶ “재기 꿈꿨는데 인터넷에 밀려 마음 아프다”
정상영업 중이던 2013년말 짱 아저씨가 가게를 찾은 한인노인에게 대여해주고 있는 모습
몇 안 남은 한인노인 손님만을 상대로 어렵게 영업을 이어오던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소재 ‘짱 비디오’에 화재가 발생한 건 지난달 26일. 위층에서 시작된 화마가 직접적으로 짱 비디오를 덮치진 않았지만 화재를 진압하며 뿌린 물과 당시 만들어진 연기로 짱 비디오는 사실상 회복 불능상태에 빠져버렸다.
짱 비디오를 운영하는 일명 짱아저씨 스티브 심(가명)씨는 더 이상 생산이 되질 않는 비디오 기계가 고장이 나거나, 남아있는 비디오 공 테이프가 다 소진되는 날 가게 문을 손수 닫을 줄 알았다. 설마 화재 때문에 손님과 헤어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에 아쉬움은 아픔으로 묻어났다.
허무하고, 갑작스러운 이별. 짱 아저씨는 그나마 상태가 온전한 정문 유리에 손으로 쓴 안내문을 붙였다.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과 지난날 아껴준 손님에 대한 감사의 인사가 담겼다. 그리곤 바로 아래 또 하나의 안내문을 남겼다.
“새롬비디오로 가세요. 앞으로 새롬에 가시면 됩니다.” 짱 아저씨는 노인이 대부분인 손님들이 잘 알아볼 수 있도록 경쟁업소였던 새롬비디오의 자세한 약도까지 그려놓았다.
13일 본보와 통화를 한 짱 아저씨는 힘없는 목소리로 “비디오가 삶의 낙인 손님들을 위해 다른 가게로 안내한 것”이라면서도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짱 아저씨가 ‘짱 비디오’를 인수한 건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2005년. 사업에 실패한 후 재기를 목적으로 시작한 사업이었다. 한국방송을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춤하긴 했지만, 그래도 당시엔 직원이 4명이나 됐고, 300여대의 비디오 복사기계를 쉴 새 없이 돌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복사기계는 멈춰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고, 돌아온 비디오 테이프는 다시 나갈 줄을 몰랐다.
2013년 말, 본보와 만났던 짱 아저씨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희망의 노래를 불렀다. 좋은 날이 올 거라며 오히려 더 큰 어려움에 빠져있던 다른 한인들을 위로하기에 바빴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노인들에겐 외상을 서슴지 않았고, 돈이 좀 덜 벌리면 점심 값을 아끼면 그만이라며 인심 좋은 웃음을 보였었다. 그러나 반쯤 뜯겨버린 간판과 함께 지금은 그 웃음마저도 사라졌다.
짱비디오의 화재로 이제 팰팍 유일의 비디오 가게가 된 새롬 비디오도 마음이 아프긴 마찬가지다. 새롬 비디오 루시아 윤(60) 사장은 짱 비디오 손님이 몇명 더 늘었다고 해서 워낙 안 되던 가게의 사정이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오히려 새롬 비디오에겐 ‘독점’이라는 표현보단 홀로 남았다는 현실에서 오는 ‘외로움’이라는 말이 더 어울려보였다.
실제로 새롬비디오는 방송 3사에 지급하는 비용만 매달 4,000달러. 렌트와 유틸리티 등까지 다 따지면 한 달을 버티는 게 쉽지 않다고 고백했다. 이 때문에 짱 아저씨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는 현재의 형편을 미안해하고 있었다.
“내 가게가 그렇게 됐다고 생각해 보세요. 힘든 업종에 있으면서 얼마나 어렵게 버텨왔는지 알기 때문에 더 안타깝지요. 그 동안 그 사장님(짱 아저씨) 고생 많았는데….”<함지하 기자>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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