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년만에 36홀 최저타(-14) 신기록... 대회 최저타 우승기록(-18)까지 깰 기세
▶ 우즈(-2) 부활 조짐… 캐빈 나(-4) 8위 도약
생애 두 번째 매스터스 출전에서 독주 조짐을 보이고 있는 조단 스피스가 18번홀에서 수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티샷을 하고 있다.
[제79회 매스터스 2R]
‘매스터풀!’만 21세의 ‘수퍼 영건’ 조단 스피스가 생애 두 번째 매스터스 출전에서 39년 묵은 대회 36홀 최저타 기록을 새로 쓰는 역사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자신의 첫 그린재킷과 메이저 타이틀을 향해 파죽지세로 질주하고 있다.
10일 조지아 어거스타의 어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벌어진 제79회 매스터스 토너먼트 이틀째 2라운드에서 전날 8오버파 64타의 맹위를 떨치며 단독선두로 나섰던 스피스는 이날도 버디만 6개의 깔끔한 노보기 라운드를 뿜어내며 6언더파 66타를 보탰다. 이로써 이틀 합계 14언더파 130타를 기록한 스피스는 지난 1976년 레이몬드 플로이드가 기록한 대회 36홀 최저타 기록(13언더파 131타)을 1타 줄인 신기록을 수립하며 2위 찰리 호프만(9언더파 135타)에 5타차 큰 리드를 잡았다.
전날 버디 9개와 보기 1개로 8언더파 64타를 쳐 공동 2위 그룹에 3타차 리드를 잡은 스피스는 이날도 시종 개스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고 맹렬한 기세로 전진했다. 2번(파5)홀에서 첫 버디를 잡아낸 뒤 5번과 8번(파5)홀에서 버디를 보태 전반에 3타를 줄인 스피스는 후반 첫 홀인 10번홀 버디에 이어 다음 두 파5홀(13, 15)에서 모두 버디를 뽑아내 플로이드의 36홀 기록을 추월했다. 스피스는 이날 4개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챙겼는데 전날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투온을 시도하다가 볼이 그린을 넘어가는 바람에 유일한 ‘옥에티’ 보기를 범했던 15번홀에서 스리온 작전으로 버디를 챙기는 등 노련한 코스 매니지먼트 능력까지 보여줬다.
스피스는 마지막 18번홀에서도 환상적인 티샷과 아이언샷으로 볼을 홀컵 6피트 옆에 붙여 또 한 타를 줄이는 듯 했으나 버디펏이 홀컵을 스쳐 지나가 파에 만족해야 했고 그것이 이날 유일하게 아쉬웠던 대목이 됐다. 스피스가 주말에도 이런 맹렬한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는 아직미지수지만 이틀간 14언더파 130타의 친 페이스라면 타이거 우즈가 지난 1997년 우승할 때 기록한 18언더파 270타의 대회 최저타 우승기록은 현재로선 ‘바람 앞의 등불’ 격이다.
달라스 출신인 스피스는 지난 2013년 잔 디어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그해 PGA투어 신인왕에 올랐고 지난달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생애 2승째를 따냈는데 현 세계랭킹이 4위로 이미 세계 1위 로리 맥킬로이의 위치를 위협할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자신의 첫 매스터스 출전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던 스피스는이번 대회 첫날 대회 역사상 1라운드 선두로 나선 최연소 선수기록(21세 8개월)을 세운데 이어 2라운드에선 대회 최저타 기록을 경신하는 등 역사적인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는데 만약 마지막 두 라운드에서도 리드를 지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에 성공한다면 이는 매스터스 역사상단 5번째이자 1976년 플로이드 이후 39년 만에 처음이 된다. 하지만 스피스는 우승하더라도 우즈가 보유한 대회 최연소 우승기록(21세 3개월)은 깨지 못한다.
한편 독주하는 스피스를 쫓는 선수들 가운데는 오직 호프만 한 명만이 그나마 사정권 내에 들어있다. 호프만은 이날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9언더파 135타로 스피스를 5타차로 추격하고 있다. 이어 저스틴 로즈와 더스틴 잔슨이 합계 7언더파 137타로 공동 3위를 달렸다. 한인선수 가운데는 케빈 나가 버디 6개와 이글 1개,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의 호타를 휘둘러 합계 4언더파 140타를 기록하며 공동 8위로 올라섰다. 케빈 나의 66타는 스피스와 함께 이날 베스트 스코어였다.
한편 9주 만에 다시 실전 대회에 나선 타이거 우즈는 이날 3언더파 69타의 호타를 휘두르며 이틀 합계 2언더파 142타, 공동 19위로 여유있게 컷을 통과,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 우즈가 매스터스에서 60대 타수를 친 것은 지난 2011년 대회 마지막 라운드(67타)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반면 세계랭킹 1위 맥킬로이는 이날 1타를 줄이는데 그쳐 합계 2언더파 142타로 우즈와 같은 공동 19위에 머물렀고 선두 스피스와 간격이 12타차로 벌어져 3연속 메이저 타이틀과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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