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 아침마당에 연세대 철학과 김형석 명예교수가 출연했다. 이제 92세나 된 노인이지만 전혀 노인 같지 않은 건강한 모습으로 행복에 대하여 초연히 강연하시는 것을 보며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
아나운서가 인생 중 어느 때가 가장 행복하셨느냐고 물으니까 놀랍게도 젊을 때가 아니라 70부터 75세 사이가 가장 행복했었노라고 대답했다. 이제는 100세 시대라 75세는 아직 장년이라 한단다.
그런데 서울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모가 언제 죽으면 가장 적절한가’라는 설문조사에서 63세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니 괘씸하기 그지없다. 사실 나는 60세부터 인생을 정리하려 모든 일에서 손을 놓고 미국으로 와서 딸네 집 뒷마당의 텃밭이나 가꾸고 있는데 산 넘어 산처럼 자꾸 젊어지는 삶이 다가온다.
요사이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노인회관에 가면 나이를 거꾸로 먹고 싶은 언니 오빠들로 가득하다. 아직은 한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인터넷도 배우고 스마트폰도 배워서 카톡으로 정보도 주고받으며 쉰 세대를 극복하려는 노인들이 날마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시몬느 보브와르가 자식들만 위해 살다 가신 엄마에게 ‘나쁜 엄마’라는 시를 썼다. 그래서 얼마 전에 나는 출가한 세 딸들에게 이제부터는 내 행복만을 위해 사는 ‘좋은 엄마’가 되겠다고 선언해 버렸다. 끝도 없는 자식들에 대한 뒷치닥거리를 벗어 버리고 나만의 소박한 행복을 위하여 노인회관을 학교처럼 여기며 매일 등교하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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