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신경숙이 요즘 표절 문제로 몰매를 맞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좀 과도하게 말이다. 엉뚱한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고교 3학년 때 나의 영어선생님은 교과서는 제쳐두고 작가 서머셋 모옴의 작품을 몇 페이지 프린트 해주고 그것을 교재삼아 영어를 가르쳤다. 나는 당시 가난했다. 돈이 궁했을 때였다.
그런데 작품 ‘인생의 굴레’에서 미술학교 선생이 주인공에게 돈에 관해서 이야기 하는 구절이 꽝 하고 나의 가슴을 흔들었다. “돈이란 인간에 여섯 번째 감각이야. 그리고 이 여섯 번째 감각인 돈이 없으면 5개의 감각도 없지, 나는 돈을 쫓는 사람을 불쌍히 여기지만, 돈에 대해서 초연한 척 하는 인간을 경멸하지.”내가 왜 이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이야기 하는가 하면 나는 돈에 관한 이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또는 하다못해 어설픈 토론에서도 과장하자면 수백 번은 써 먹은 것 같다. 처음에는 모옴의 작품 중에서라고 밝히고 시작했지만 어느 정도 지나서는 나의 말이 된 듯 그냥 마구 써 먹었다. 굳이 따지자면 ‘인용’이 아니고 ‘도용’한 것이다.
지금 신경숙 작가가 평론가들에게 집단적으로 성토 당하는 것은 글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이 아니라 도용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 일본 작가의 작품을 모방했거나 글의 뼈대를 훔쳤다는 이유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작가 신경숙의 대응은 미숙하고 솔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쌓아온 문학세계를 고려해서 이제 그만 했으면 한다. 한 줄의 글이 ‘인용’이 아닌 ‘도용’임은 틀림없으나 남의 작품의 혼을 도둑질 한 것과는 다르지 않은가? 인민재판식 평론은 그만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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