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 최운정과 ‘156전 157기’ 성공한 뒤 뜨거운 감격의 눈물
▶ “첫 우승 함께하기로 약속…이제 아빠 쉬게 해 드리고 싶다”
최운정(왼쪽)과 그녀의 아버지인 최지연씨가 우승이 확정된 후 동료선수들의 병물 세례를 받으면서 뜨거운 눈물을 쏟고 있다.
7년간 157번에 걸친 도전에서 이뤄낸 눈물의 승리였다.
지난 19일 오하이오 실베니아에서 끝난 LPGA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생애 157번째 LPGA투어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의 한을 푼 최운정(25)은 아버지(최지연 씨)가 캐디를 맡아 경기에 나서는 ‘부녀 콤비’로 유명하다.
경찰관 출신인 아버지는 딸이 2부 투어에서 뛸 때인 2008년부터 이번 대회까지 8년간 캐디를 맡았다. 최운정이 첫 우승을 할 때까지만 하겠다고 한 것이 8년이 흘렀다.
지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LPGA투어에 나선 최운정은 이번대회 전까지 156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준우승만 세 번 했다.
최운정은 첫 우승을 차지한 뒤 LPGA투어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께 기자회견장에서 내가 ‘첫 승을 할 때까지 아빠와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주위에서는 ‘(전문 캐디가 아닌) 아빠가 캐디를 해서 우승을 못하는 것’이라고도 했다”며 “하지만 오늘 아빠가 옆에서 ‘참고 기다리라’며 조급해하지 않도록 도와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친 최지연(56) 씨도 LPGA 투어 인터넷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며 “이제 (최)운정이도 골프를 더욱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행복해했다.
LPGA 투어는 “이들 부녀는 앞으로 2개 대회의 숙소 예약을 마쳤기때문에 아마 2개 대회에 더 함께 호흡을 맞출 것”이라며 “그 뒤로는 새로운 캐디를 구할 것인지를 논의하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운정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버지도 내가 우승을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해하기도 하시고 ‘다른 캐디와도 해보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다”며 “첫 우승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모르기도 했지만 이제는 좀 쉬게 해 드려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일단 다음 두 개 대회는 계속 아빠와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승을 차지한뒤 아버지와 함께 “엄청 울었다”는 최운정은 “우승하면 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일단 아무 생각 없이 아빠를 안아 드리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최운정은 “일단 첫 승을 했으니 그 다음은 좀 더 쉽게 올 것”이라고 기대하며 “원래 목표를 크게 잡는 편이 아닌데 앞으로 2승, 3승째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989년부터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근무한 바 있는 아버지 최지연 씨는 “딸이 상당히 꼼꼼한 성격이라 다른 캐디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다”며 “좀 더 논의해서 가장 문제가 없을 시기에 캐디를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벌써 다른 캐디로부터 함께 해보자는 전화가 온다”며 “당분간은 내가 계속 골프백을 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운정이는 파워나 비거리, 테크닉이 뛰어나지 않은 평범한 선수로 크게 장점이 없는 편이지만 항상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성실함으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며 “시즌 초반 성적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자고 다독였고 지난주 US오픈에서 9홀 최소타 기록을 세우면서 터널을 빠져나오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최운정은 20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26위에 올라 지난주 40위에서 14계단 순위가 상승했다. 박인비, 리디아 고, 스테이시 루이스, 김효주가 1~4위를 지킨 가운데 유소연이 5위로 한계단 상승, 탑5에 4명의 한인이 포진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