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살아가면서 누가 먼저 세상을 떠날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렇다면 예측할 수 없는 별리의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연습이 필요할 것인가.
남편은 매일 아침 조용히 일어나 차를 끓여서 들고 다시 침대에 누워 신문을 읽기 시작한다. 좁은 공간일지라도 이쪽저쪽에서 만날 때 마다 ‘굿모닝’ 인사하던 남편이 말이 없다. 남편의 움직임이 심상찮았다. 급히 병원 응급실로 가서 검사를 받아보니 통풍이라고 했다.
달려온 딸과 나는 거의 자정까지 병상을 지키다가 입원이 결정되자 집으로 왔다.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 왔음에도 머릿속은 하얗게 비어가고, 이별에 대한 생각에 잠이 올 리 없었다.
다행히 남편은 일찍 치료한 덕분에 불편하나마 보행이 가능하게 됐다. 4일간 입원으로 상태가 많이 좋아져 다른 병원으로 옮겨 한 달 동안 입원 치료하기로 결정됐다.
그 말을 듣고 내 귀가 번쩍 했다. “한 달, 한국 다녀오자, 이모님 뵙고 오자. 영원한 별리가 닥치기 전에.” 몸은 불편하셔도 기억력이 비상하신 93세의 이모님. 다급한 일정이라 비행기 편 찾기가 쉽지 않았으나 결국 찾았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남편이 있는 병원으로 갔다. 침대에 누워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남편은 의자에 태연히 앉아 있다가 내가 들어가자 죽은 사람 살아 온 양 기뻐한다. 병원 측에서 한 달 입원을 3주로 줄였고, 24시간 한시도 눈을 떼서는 안된다고 했단다. 그보다 남편은 나의 손을 잡고 집에 가겠단다.
결국 한달 간의 별리 연습도, 나의 한국행도 일장춘몽으로 끝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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