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친구를 불문하고 한국인이라면 공통적으로 내게 말하는 것이 있다. ‘아이는 미국 있을 때 낳으라’는 것. 아울러 ‘아들’을 낳는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는 첨언까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이들에 대해서는 융단폭격에 가까운 비난이 가해지는 사회에서 정작 가까운 이들에게는 혹은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대한 그것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어서 서글프다.
가능한한 한국을 탈출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내 미래의 아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기업 정규직 사원으로 일하다가 ‘도저히 못해먹겠다’ 며 도피에 성공한 유학생, 한국에서 박사 과정을 5년차까지 하고서도 ‘여기에서는 미래가 안 보인다’며 한국을 탈출한 친구, 내로라하는 스펙을 갖추고도 ‘이것만으로는 취업이 불가능해’ 모아둔 돈을 전부 털어 미국에 온 어떤 이. 며칠 전에는 부모를 따라와 잠시 이곳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아이가 ‘한국의 학교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하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미국에 와서 공부하거나 일을 하는 분들을 보면 하나같이 성실하고 열정적이다. 이런 재목들이 조국에서 미래를 찾지 못한다면, 그래서 가급적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이는 저출산만큼이나 심각한 문제가 아니겠는가. 그들이 바라는 것은 대단한 대우가 아니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나라’일 것이다. 내가 엄청난 애국자는 아니지만 몹시 걱정스럽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