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한참인 요즘 ‘맴, 맴, 맴’하는 매미 소리가 많이 들린다. 우리는 이 매미의 소리를 “매미가 운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새의 소리를 “새가 운다” 혹은 “새가 노래한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매미가 우는 것이라든가 새가 울거나 운다고 하는 표현이 정말 옳은 것인가? 나는 동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지 모른다. 하지만 매미나 새는 자신의 언어로 뭔가를 표현하는 것이고 나는 그것을 모른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것을 소통이 안 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참고로 영어에서는 새와 매미가 노래한다고 한다. 어떤 집에 가 보면 개가 주인 말을 참 잘 듣는다. 앉으라면 앉고 구르라면 구르기도 한다.
손이나 조그만 막대기로 지휘하듯 하면서 의사소통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주인은 개가 무엇을 원하거나 하려는지 행동이나 소리로 아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것은 개와 소통을 하려는 노력과 훈련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엄마와 갓난아기의 경우를 보자. 울음소리 혹은 행동으로 엄마는 아이가 무엇이 불편하거나 원하는지 알 수 있고 바로 말이나 행동으로 아이와 의사소통을 한다.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엄마’, ‘맘마’ 등의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가르쳐 다른 사람들과도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만일 아이의 소통을 원하는 울음이나 행동을 무시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아이는 더 큰 소리로 울거나 행동으로 의사표현을 할 것이고 그래도 안 되면 자지러진다는 정도의 의사표현과 함께 엄마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미국에서 살다 보면 다양한 민족만큼이나 여러 가지 언어를 접하게 된다. 이같이 복잡한 사회에서 듣는 상대를 고려하지 않고 자기만의 언어로 이야기 한다면 혼잡과 혼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영어로 소통하면서 근래는 히스패닉이 많은 관계로 스페인어로 소통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한국 1세 들과 같이 각자의 언어로 어른이 된 사람들은 영어실력이 다양하기 때문에 대화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얼마 전 휴가차 비행기를 탔을 때 “무슨 음료를 마시겠냐?”는 승무원의 물음에 “얼음 없는 스프라이트와 커피를 달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승무원은 스프라이트와 Coke을 줬다. 커피를 Coke으로 알아들은 것이다. 다시 커피를 달라고 하려 했지만 “또 못 알아들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소심함에 그냥 두 가지를 다 마시게 되었다. 언어라는 것이 이렇게 잘 못 알아들으면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다.
한 달 전쯤에 타 도시에 사는 한 분과 전화통화를 하는데 “모 단체를 섬기십니까?”라는 말을 하였다. 새롭게 출발하는 한 단체의 회원이 되었느냐는 표현을 이렇게 한 것이다. 순간 머리가 경직되면서 복잡해졌다. ‘영어도 아닌 모국어인 한글 대화도 어려워지는가?’라는 생각 때문이다.
요즘 한참 자라는 한국의 젊은 친구들의 대화에서 못 알아듣는 말이 점점 많아지는데 미국으로 이민 와서 사는 비슷한 세대의 사람과도 한국말로 대화가 안 된다면 어쩌란 말인가? 미국 살면서 “영어도 잘 안 되고, 한국어도 잘 안 된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같은 세대와도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말 이라는 것이 서로가 소통을 하기 위한 것인데 상대방이 알아듣기 어려운 나만의 언어로 한다면 소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주장에 불과할 것이다. 그냥 “회원이 되었느냐?”라고 표준 언어로 말하면 소통에 문제없고 대화에도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나이가 들수록 듣기 보다는 말하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럴수록 듣는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하는 것이 삶의 지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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