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우리 민족이 해방을 맞은 지 70년이 되는 해라고, 연일 언론 매체마다 특집을 다루고 있다. 이를 보면서, 가슴 뭉클하기도 하고 뿌듯한 자부심이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의 전쟁을 치르면서 참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는 것은 전후 세대인 나도 어렴풋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동네의 생선장수 아주머니가 가져다주시는 부드럽고 달콤한 미국산 딸기 아이스크림이 최고의 간식이었다. 우리 동네 산꼭대기에 사는 아주머니는 낮에는 생선을 파시고, 밤에는 의정부 부대 옆에 가서 몰래 빠져 나오는 PX 물품들을 받아다 동네에서 팔곤하셨다. 그야말로 주문 판매를 하셨는데,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동네의 엄마들은 아주머니께 부탁을 하곤 했다. 의정부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헌병대의 검문검색이 심했기에 우리는 주문한 물건들을 꼭 밤에만 받아 볼 수 있었고, 마른 체구의 아주머니 품 속 여기저기 쏟아져 나오는 물건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던 기억이 아련하다. 그 때 먹었던 미국산 과자며 쵸코렛, 딸기잼, 피넛 버터 등등은 그 달달한 맛과 함께 미국이란 나라를 무척 동경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어떠한가! 아이들 간식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시절을 거쳐 지금은 세계가 놀랄만한 발전을 이루어 명실공히 선진국 대열에 끼게 된 나라.“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를 노래부르며 이룬 경제발전을 터전으로 이제는 한류라는 문화 콘텐츠를 온 세계에 퍼뜨리고 있는 나라. 외국 선교사들의 순교지였던 가난하고 황폐한 땅에서 지금은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선교사들을 파견하는 나라. 이것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껑충 뛰어오른 나의 조국, 대한민국의 오늘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삼십 년 쯤 전인가? 어느 전도사님이 나에게 말씀하셨다. 앞으로는 한국이 세계의 중심이 되고 세계를 이끄는 나라가 될 거라고. 그 말씀을 들으며 속으로 코웃음 쳤었다. ‘전도사이시니까 신앙적으로 그런 희망을 품고 계시겠지, 어떻게 이 조그만 나라가 그렇게 될 수 있단 말인가!’ 허무맹랑하고 터무니없는 말씀이라 치부해 버리고는 계속 귀담아 듣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 그 분의 말씀이 종종 떠오른다. 세계지도 상에서 유심히 살펴봐야 보이는 작은 반도 국가. 거기에서도 반으로 갈라진 나라. 이런 작디작은 나라가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로 발전했으며,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세계의 젊은이들이 우리나라로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70년의 세월 동안 우린 변해도 너무 변했고, 참으로 많이 성장했다.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의 한과 고생을 밑거름으로 이만큼 올라온 것이다.
이제는 우리 차례이다. 위에 올라 온 만큼 아래를 내려다 보며, 감싸고 품을 줄도 알아야 한다. 있다고 내세우지 말고, 잘 났다고 교만하지도 말아야 한다. 어려워서 또는 동경해서 우리에게 모여드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으며, 우리의 정서를 공유하게 해야한다.
세계 어디에선가는 어렸을 적의 나처럼 한국산 과자를 먹으며, 커서 한국에 꼭 가보고 싶은 꿈을 키우고 있는 어린이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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