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쉴리 매디슨’은 캐나다에 본부를 둔 매칭 사이트다. 스포츠 전문 변호사인 노엘 비더먼이 2002년 동업자와 세운 이 회사는 ‘인생은 짧다. 바람을 피워라’라는 모토가 말해 주듯 불륜 커플의 짝을 지어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회사는 2007년 금융 위기 이후 뜨기 시작했다. 직장을 잃고 시간이 남은 남녀들이 바람이나 피자면서 이 사이트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수익은 가입비와 남녀가 연락을 주고받을 때마다 붙는 수수료로 충당되는데 여성이 남성에 연락하는 것은 무료다.
이 회사의 모회사인 ‘어비드 라이프’는 2014년 1억1,5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전년에 비해서는 45%, 2010년에 비해서는 3배가 늘어난 숫자다. 매년 연봉으로 500만 달러를 가져가는 비더만은 애쉴리 매디슨의 가치를 10억 달러로 추산한 바 있다. 10여년 전 50만 달러를 투자해 세운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익률이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해커들이 이 사이트에 침입해 회원들의 신상 정보를 모두 빼낸 후 이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19달러를 받고 회원들의 신상 정보를 지워주기도 하는데 이번에 공개된 명단에는 정보를 지운 사람들 이름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신원이 밝혀진 목회자 400여명이 사임하고 캐나다에서만 2명이 자살했으며 일부 회원들은 이 회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혼 변호사들은 뜻밖의 횡재에 기뻐하고 있다.
이 사이트 가입자 수는 3,700만으로 미국 내에서만 1,000만 명의 남성 회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내 기혼 남성의 1/6에 해당하는 숫자다. 뉴욕타임스는 기혼 남성의 절반, 기혼 여성의 15%가 바람을 피우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다. 미국 가정의 50%가 이혼으로 끝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이번 해킹과 관련해 밝혀진 또 하나의 사실은 여성 가입자 수는 550만으로 남성에 비해 훨씬 적다는 점이다. 그나마 적극적으로 이 사이트를 이용한 여성은 전체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점으로 미뤄봐 여성 회원들은 상당 부분 손님을 끌기 위한 가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회사 한 직원은 회사 지시로 수많은 가짜 여성 회원을 등록시켰다고 실토한 바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다수 남성 회원들은 불륜을 제대로 저질러 보지도 못하고 돈은 돈대로 날리고 신원은 신원대로 공개돼 신세를 망친 셈이다. 비극인지 코미디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이번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더만은 사임했으며 주식을 상장해 떼돈을 벌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해킹은 범죄지만 불륜 조장 사이트와 가입 회원들이 망신당한 것은 동정만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바람의 왕자’ 빌 클린턴이 곤욕을 치르는 것을 보고도 아놀드 슈워제네거,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개빈 뉴섬, 엘리엇 스피처 등 가주 지사, LA 시장, 샌프란시스코 시장, 뉴욕 주지사 등등이 줄줄이 같은 꼴을 당했다. 인간은 정말 이다지도 어리석고 약한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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