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대한 논평을 보니, 한국 정부가 명분이라는 이름 아래 강경일변도에서 조금씩 현실을 인식하고 실리를 챙기려는 듯 하는 태도를 취하려는 것 같다. 또 중국 전승절을 맞이 하여 황금색 자켓을 입고 미소 지으며 편안한 모습으로 자금성 망루에 나타나고 있다. 진작 그랬어야 했다. 반면 일본의 아베 수상이 입을 다물고 결의에 찬 사진이 전 세계에 보여지고 있다.
다시 말해서 한국인의 이미지가 개선되는 것 같고, 일본은 여지껏 얻은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 같다는 기분이다. 이러한 흐름에 호응해서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도 한국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좀 더 좋은 인상으로 세계인들에게 다가서는데 도움을 주는 행동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의 객관적인 바람이지만…무엇이 바뀌어야 하나? 무어니 무어니 해도 내가 제일 먼저 바꿨으면 하는 것이 있다. 주먹을 불끈 쥔 사진이다.
나는 한국 신문 로컬 판을 볼 때마다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 사진들을 본다. 모두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사진들이다. 우리나라 권투선수가 막 어느 나라 선수와 시합을 하러 링 위에 오를 때에 응원하는 장면이 아니다. 어느 조폭들이 어떤 조폭들과 소위 관할지역 지배를 위해서 패싸움 출진을 하러 떠나면서 찍은 사진은 더더욱 아니다.
어처구니가 없게도 어떨 때에는 무슨 학교 개강식을 앞둔 기념사진이기도 하고, 어떨 때에는 무슨 종교단체의 무슨 행사 기념사진이기도 하고, 어떤 대학 동창회 야유회에서의 사진이기도 하다. 나는 아직까지 어느 나라에서도 이러한 식의 주먹을 불끈 쥔 단체 사진을 본적이 없다. 남북 대화를 하자는 무슨 모임에 하늘을 향하여 주먹을 꽉 쥐고 있는 사진을 보고는 그만 기겁을 했다. 거기다가 ‘화이팅!’ 하고 외치는 사람들을 볼 때에는 내가 처참해 지기까지 한다.
얼굴을 하얗게 분칠하고, 기모노를 입고 파라솔을 들고 아장아장 걸으면서 미소를 띈 일본 기생 사진과 하늘을 향하여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한국 남성들의 사진을 본 세계의 보통 상식의 보통 사람들은 한국이 아무리 위안부 성노예이니, 침탈과 식민 착취 만행에 대한 사과를 이야기해도, 설마 그랬을까 이렇게 생각 할 것 같고, 아니면 한국 사람들 참으로 피곤한 사람들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주먹을 불끈 쥔 사진 그만 찍었으면 한다. 두 손을 모아 하트 모양으로 하는 사랑의 표시 제스츄어가 어떨까?
여기에다 하나 더 바람이 있다. 아리랑이다. 아리랑 하면 밀양 아리랑이나 진도 아리랑이 될 수 없을까? 아리랑의 대표되는 아리랑 자리가 밀양 아리랑이나 진도 아리랑이 되었으면 한다는 말이다
가곡 비목의 작가 장일남 교수의 한마디 “아리랑 중에서 가장 신명나는 아리랑은 밀양 아리랑이죠,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 섯 달....이 얼마나 경쾌하고 힘찬 아리랑입니까”, 그리고 또 한 사람, 지난 봄 전주대사습 판소리 명창부에서 장원을 한 명창 정수인, 내가 가장 아끼고 응원하는 판소리꾼이다. 이 소리꾼은 언제나 한 마당 부르기 전에 목 푼다고 진도 아리랑을 부른다...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변해야 할 것이야 많겠지만 사진 속에서 주먹을 불끈 쥔 모습의 호전적이 아니고 부드러운 인상과 모습, 그리고 일제 압제 속에 절규 하던 처참한 나운규의 영화에서 나오는 아리랑이 아니고, 경쾌하고, 어깨가 저절로 흔들려지는 음악의 이미지로 한국 사람들은 호전적인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처량한 모습도 아니고, 부드럽고 그리면서 명랑한 사람들로 세계인들에게 머릿속에 남도록 하는 것이 미국에 사는 우리 동포들이 해야 할 몫이 아닐까? 이 두 가지로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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