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자전거 등굣길 트럭에 치어 사망
이영록 군의 모친 양진금씨가 이군의 친구들이 선물한 인형과 메시지판을 들고 있다
크레스킬 중학교 18일 생일에 맞춰 추모행사
1인당 1,000달러씩 매년 10명 해피장학금 수여
지난 6월 뉴저지 크레스킬의 한적한 도로에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향하던 이영록(13•영어명 리키)군<본보 6월18일자 A1면>이 진입이 금지된 도로로 들어온 트레일러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은 것이다. 늘 밝은 미소로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하던 이군의 죽음은 많은 친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왔다.
학생들은 손으로 쓴 편지와 인형, 그리고 이군이 평소에 즐겨마시던 음료 캔을 이군의 사진 앞에 가져왔다. 모두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군을 떠나보내야 했다.
이런 이군이 오는 18일 그의 열 네번째 생일에 맞춰 친구들 곁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군이 재학했던 크레스킬 중학교가 이군의 이름을 딴 추모 나무를 심고, 그 아래 벤치를 마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비록 나무와 벤치가 이군의 빈자리를 대신하기엔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의 부모는 이군이 친구들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로의 역할을 계속하게 돼 감사하다며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이군의 엄마인 양진금(40)씨는 “친구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우리 아들이 만들어주게 돼 마음은 아프지만 한편으론 기쁘다”면서 “학교 측에 감사한다”는 인사를 전했다. 이어 “매년 아들이 보고 싶을 때 찾아올 수 있는 학교가 있고, 또 나무와 벤치까지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군의 부모는 학교의 이 같은 결정에 앞서 매년 1만달러 규모의 ‘해피 장학금’을 크레스킬 중학교에 내놓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군의 죽음 이후 한국행을 선택한 양씨가 이군과 함께 거주했던 집을 파는 대신, 렌트를 준 뒤 여기에서 나온 수익금을 전액 학교 측에 맡기겠다는 것이었다.
양씨는 “우리 아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기쁨을 주는 ‘해피 보이’였던 점을 기억해 교우들 사이에서 즐거움을 전파하는 학생들 10명에게 매년 졸업식 때마다 전달하는 장학금”이라면서 “훗날 우리 아들을 다시 만났을 때 ‘엄마, 아빠가 네 친구들을 위해 좋은 일을 했다’는 말을 전해주려고 한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하지만 양씨는 아들 이군에 대한 추모와는 별개로 이번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뜻은 분명히 했다. 불법으로 도로에 등굣길 학생을 치었음에도 트럭 운전사는 현재 형사처벌을 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버겐카운티 검사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는 양씨는 운전사의 처벌을 요구할 계획이다.
양씨는 “같은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영록이 나이대 친구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운전사는 기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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