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미국을 방문한다. 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상하원 초청으로 의원들 앞에서 연설했다.
당시 박대통령은 영어로 연설했다. 한국에서는 대통령의 영어 연설이 화제였다. 방송사들은 대통령의 영어 연설을 세세히 분석했다. 영어의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평들이 이어졌다. 모두 ‘훌륭한 영어’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한 전문가는 완벽한 발음이라고 평했다.
당시 나도 대통령의 연설이 훌륭했다는데 동의했다. 그러나 완벽한 발음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많은 한국 사람들은 미국인들이 영어를 또박또박 발음하지 않고 우물우물 발음한다고 불평한다. 이런 불평은 모두 영어라는 언어의 음성학적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대서 나오는 결과이다.
언어는 언어마다 고유한 특성을 갖고 있다. 한국어는 또박또박 발음하는 언어이다. 음절마다의 강세가 같고 음절마다의 높이가 같다. 이러한 환경에서 언어활동을 하는 한국 사람들은 다른 언어인 영어도 또박또박 발음되어야 한다고 무의식적으로 판단한다.
한국어는 과학적인 음소문자를 갖고 있는 반면에 영어는 비 음소문자를 갖고 있다. 한국어는 40개의 글자와 40개의 소리의 숫자가 동일하다. 이러한 언어는 글자를 배우면서 소리를 동시에 배우게 된다.
반면 영어는 26개의 글자(alphabet)에 43개의 음소(phoneme)를 가진 비합리적 구조를 갖고 있는 언어이다. 한국어와 달리 글자와 소리의 숫자가 일치하지 않는다.
한국어는 글자가 소리를 갖고 있어 처음 보는 뜻도 모르는 단어를 발음할 수 있다. 소리를 듣고 받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영어의 단어는 소리를 갖고 있지 않고 철자대로 발음되지 않아 처음 보는 단어는 발음할 수 없고 받아쓰기도 가능하지 않다. 영어가 한국어는 갖고 있지 않은 발음기호가 단어 옆에 표기되어 있는 이유는 발음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발음기호란 43개의 음소를 부호로 표기한 것이다. 영어를 두 개의 언어구조라고 정의하는 이유이다. 영어 음성학자들은 영어를 올바르게 발음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라면 43개의 음소가 갖고 있는 소리를 인식하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를 음소인식 훈련이라고 한다.
중국어는 성조라고 불리 우는 4개의 높이를 갖고 있고 베트남어는 6개의 성조를 갖고 있다. 성조가 올바르지 않으면 의사의 교환에 실패한다. 영어학자들은 영어도 4개의 성조가 있다고 강조한다. 영어의 성조는 강약으로 강한 소리(accent)와 약한 소리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데 강약이 틀리면 의사의 교환이 어렵다.
한편 영어의 발음에는 기능어(function word)라는 소리의 습관이 만든 규칙이 있다. 기능어는 문장에서 뜻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에 따라 본래의 발음과 다른 약음으로 발음된다. 영어 단어 속 강약 그리고 기능어의 발음들이 한국인에게 우물우물 하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박 대통령의 영어 연설은 외국인으로서 훌륭했으나 또박또박 발음한 영어였다. 대통령의 영어 발음이 한국인의 정서에는 맞았겠지만 미국인의 정서에도 맞았을지는 모르겠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