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장단. 이병임 회장(앞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병상, 이영남, 김옥규, 김응화, 서훈정, 지윤자씨.
[이병임 회장 은퇴 3년여만에 컴백]이병임 회장이 돌아왔다.
미주예총(미주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은 제12대 회장으로 이병임 우리춤보전회 회장을 추대하고 23일 취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2012년 이 회장이 타이거 양 국제무예도연맹 총재에게 회장직을 양도하고 은퇴한지 3년반만이다.
이병임 회장은 “미주예총을 창단했고 오랜 기간 회장으로 단체를 이끌어온 원로 입장에서 뒤로 물러 서있어야 할 사람이 다시 일선에 복귀하게 되어 동포사회에 송구한 마음도 없지 않지만 단체의 입지를 재정리하여 차기 회장에게 물려줄 때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하고 “새로운 회장단 선임이 가능한 시기까지 회장단을 이끌기로 조건부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예술인 개인들의 모임이 아닌, 예술단체 연합이라는 예총의 특성을 살려 임기 동안 새로운 예술단체들을 규합하여 회원단체의 가입을 확장하고 한류시대 한국문화의 활성화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예술단체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주예총의 기간단체들로는 미주한국국악협회(회장 지윤자), 미주한국무용협회(회장 김응화), 미주한국라인댄스협회(회장 김옥규), 미주한국우리춤보전회(회장 이영남), 미주한국판소리협회(회장 서훈정) 등 5개에 불과하다. 영화, 사진, 태권도, 연예 등의 관련단체들이 하나둘 빠져나가면서 춤과 국악 예술인들만 남아 있는 실정. 그러나 관계자들은 미주예총 가입을 원하는 단체들이 적지 않으므로 신청을 독려하고 적절한 심사를 거쳐 회원단체를 늘여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주예총은 1985년 남가주 문화예술계의 종합단체로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소속 단체들의 활동과 행사를 후원하기 위해 발족됐다. 창립 당시 부회장으로 참여했던 이병임 회장은 이후 3대부터 10대 회장까지 20여년을 이끌다가 2012년 은퇴했다.
3년 전 은퇴 인터뷰에서 왜 그렇게 혼자 오랫동안 회장 직을 독점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협회라는 것이 회원이 있고, 회원들이 회비를 내야 운영되는 것이 원칙인데, 아무도 회비를 안 내서 결국 혼자 운영해 왔다”고 설명하고 “그러니 정기총회나 이사회도 제대로 열어보지 못했고, 예총을 지키기 위해 나 개인이 한국서 무용단을 데려와 공연할 때 예총 이름으로 초청하고 행사를 개최하면서 이끌어왔다”고 호소했다.
총연합회라는 것이 대개 그렇듯 이름만 거창하지, 소속 단체들은 각자 자기네 일 하기도 바빠서 유명무실한 기구이기 십상인 터, 이 회장은 오랜 세월 수많은 사업과 활동을 무용평론가로서보다 미주예총 회장으로서 추진하고 꾸려옴으로써 예총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 동네 문화예술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단체로 자리잡아온 것이다.
“정말 다시 안 맡으려고 했는데 반목 심한 LA 공연예술계를 교통정리하려 하는 수 없이 떠맡게 됐다”는 그는 취임식에 참석한 후배들의 축하에 대해 “덕이 없어 후배 양성을 못했으니 이건 축하해야 할 일이 아니라 불명예일 수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예총의 회원단체장들은 “미주예총이라는 테두리와 보호막 안에서 새로운 기획으로 더 크게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기쁘고 희망적”이라며 앞으로 미주 예총과 연대하여 소속 단체들의 활동을 활발히 추진하는데 서로 협조하기로 뜻을 모았다.
미주예총은 우선은 10월 중 큰 행사로 잡혀 있는 제3회 국악경연대회와 이영남 무용단의 LA 한국문화원 공연을 적극 후원할 계획이고, 자리가 잡히는 대로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종합예술제도 기획해 볼 생각이다. 또 이병임 회장이 내년 4월 초청하는 한국 최고의 무용가 국수호와 배정혜 공연도 다시 미주예총 이름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어쩔 수 없이 떠맡게 됐다고 하지만, 얼굴에 화색이 돌고 새로운 힘과 의욕이 넘쳐 보인다. 창립 30년만에 다시 원위치로 돌아온 것을 보면 미주예총은 이병임과 동일어가 돼버린 느낌이다. 도대체 누가 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인가.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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