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세종대왕이 즉위 25년째인 1443년 음력 12월 30일 창제를 마치고 그 글의 이름을 훈민정음(訓民正音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글)이라고 한데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세상에 비슷한 예도 찾을 수 없는 전혀 새로운 모양의 글자이다 보니 가르치고 보급할 길이 없어 신숙주, 정인지 등 집현전 소장학자들을 시켜 역설적으로 한문으로 그 발음과 사용법을 해설한 훈민정음 해례(解例)라는 해설서를 완성하고 우리글임을 공식 반포한 날이 3년 뒤인1446년 음력9월 29일(양력 10월 9일)이었다. 훈민정음은 반포 후 한동안 언문(諺文)이라는 속칭으로 불렸는데, 뒤에는 아녀자들이나 쓰는 글자라는 뜻의 “암클”이라고 천대를 받기도 하였다.
“한글”이라는 명칭은 한말 최초의 국어 학자인 주시경 선생이 “큰 나라의 글"이라는 뜻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한글날은 반포일을 기준으로 하였으니 올해로 569주년이 된다. 창제당시는 닿소리(자음) 17자와 홀소리(모음) 11자를 합하여 28자 이었으나 4자는 퇴화 하여 더 이상 쓰지 않고 현재는 24자만 쓰고 있지만 전혀 불편이 없다.
귀가 닳도록 들은 한글의 특징과 우수성을 되짚어 보면 첫째, 한글은 체계상 한 글자가 하나의 소리를 나타내는 소리글이어서 글자마다 뜻을 갖는 뜻글인 한자와는 달리 단지 24자로 모든 표현을 할 수 있는 필요 충분한 단순성이 있다. 둘째, 글자의 조합과 발성이 지극히 과학적이고 규칙적이어서 예외가 없으므로 간단하고 배우기 쉽다. 셋째, 불과 24자의 소리글 이면서도 두 자 이상을 모아 “나무”처럼 뜻을 갖는 뜻글의 영역을 충분히 감당한다. 심지어 “맑, 없, 않, 깎”같이 상용화된 겹소리는 한 글자만 써도 그 뜻을 알게 한다. 넷째, 한글은 그 획이 단순 간단하며 쓰기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라 오늘날과 같은 IT 환경에 적합성이 뛰어 나다.
결과적으로 훈민정음은 만든 이, 만든 이유, 만든 때, 발성의 원리가 명확하게 기록되어 알려진 세계유일의 가장 우수한 문자임이 인정되어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지정 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문제는 오늘날 우리는 자랑스러운 우리 고유 문자 한글을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여, 세종대왕의 숭고한 한글창제의 뜻을 욕되게 하고 있다. 글을 가르치는 이들의 뼈저린 각성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지난 28일자 한 일간지에 “한국IT세대들이 카톡, SNS 등 문자 보내기 속도전 때문에 줄임말, 부호화로 언어 파괴 현상이 극에 달하며 문법이 실종되고 부모 자식 세대 간 소통이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라는 기사가 있었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퇴행이다.
그러면, 세종은 왜 그토록 어려운 창제의 과정과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어이 훈민정음을 반포 시행하려고 했을까? 그 답을 세종이 스스로 쓴 훈민정음 서문에 명확히 밝히고 있다.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 서로 상통되지 않아 불쌍한 백성들이 하고자 하는 말이 있어도 끝내 그 뜻을 전 할 수 없으니 내 이를 딱하게 여겨 새로 스믈 여덟 글자를 만드노니…….”세종의 마음은 특권층이 아닌 국민 대중을 향하여 있었던 것이다.
이로서 우리 한글에는 힘없는 국민 대중을 지극히 사랑한 세종대왕의 인간애와 10년 창제의 고뇌, 교육교화를 통하여 바르고 편한 세상을 추구한 위대한 성군 세종의 숭고한 이념을 보게 된다.
따라서 진정한 한글교육의 완성은 잘 읽고 잘 쓰는 한계를 넘어 책임은 자기에게 돌리며 사랑은 남에게 베풀어 편하고 바른 세상을 꿈꾼 위대한 성군 세종의 이념을 실현하는데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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