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간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추계 해외 유학 및 이민박람회 행사 현장에 각국을 홍보하 는 부스들이 설치된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몰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연합>
취업난·희망 없는 미래 탈출구, 유학박람회·외국계 기업 지원 쇄도
한국에서 5년 넘게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며 나름 능력을 인정받았던 송모(32)씨는 올해 초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과감히 포기하고 그가 미국에 온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서는 행복한 삶을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송씨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어렵게 대학을 졸업해 취직까지 했으나 잦은 야근과 주말근무에 시달렸고 경력이 늘어도 월급은 2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게다가 최근 한국의 불안한 경제상황이 그저 한국을 떠나고 싶게 만들어 기회를 찾기 위해 미국을 왔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군복무를 마친 문(25)모씨는 대학에 복학하지 않고 뉴욕시립대에 편입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졸업 후에는 미군 입대를 통해 시민권을 받은 뒤 부모님까지 초청할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군대를 두 번 가는 것보다 한국에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한다는 것이 더욱 힘들었다”며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저희 가족 모두가 새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에서 소위 2030 젊은세대들이 ‘탈 한국’을 선택하는 경
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른바 ‘헬조선’ (지옥과 조선의 합성어)을 살아
가는 N포세대(연애ㆍ결혼ㆍ출산ㆍ취업ㆍ내집 마련ㆍ꿈 등 모든 것을 무
한대로 포기한 세대)라는 섬뜩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 이들은 취업난, 주거난 등 팍팍한 현실에 더 이상 희망이 없고 미래 삶의 질을 고려해 마지막 비상구로 미국 등 해외로의 유학이나 이민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김모(25ㆍ여)씨는 캐나다에 있는 한 2년제 대학에 다시 입학하기로 했다. 그는 영주권까지 취득하면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현지에서 직장을 구해 아예 눌러 앉을 생각이다. 김씨는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한국에 있으면 나를 위한 삶을 살 수 없을 것 같아 유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해외유학이민 박람회장에 마련된 한국유학협회 부스는 이틀동안 900여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유학협회 김기중 사무국장은 “과거에는 유학을 갔다가 돌아와 한국에서 좋은 직장을 갖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정반대가 됐다”며 “젊은이들이 취업난을 넘어 한국사회에 대한 불신, 그리고 ‘불안한 미래’에 대한 일종의 강박 관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김모(25ㆍ여)씨도 그 중 한 명이다. “해외
본사로 이직하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1년간 국내에 있는 외국계 기업 30여 곳에 입사원서를 썼다”는 그는 지금도 한국 회사에는 지원할 뜻이 없다. 김씨는 “외국에 나가서 겪을 외국인에 대한 차별보다 우리 사회에서 목격한 약자에 대한차별과 멸시가 더 무섭다”고 말했다.<조진우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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