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의 역사교과서가 국정교과서로 하는 것에 찬반이 오고가고 있다. 어떤 물건이든지 그것을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고, 다른 느낌을 갖게 된다. 영국의 역사학자 카(E.H.Carr)가 ‘역사는 단지 일어난 사실들에 대한 기록만이 아니라 역사가가 가지고 있는 상상적인 이해를 통해서 역사를 서술해야 한다,’고 했다. 역사는 일어난 일들에 대한 단순한 기록만이 아니라 역사가가 어떤 이해를 가지고 기록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먼저 역사를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김기봉 교수는 역사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인간’의 세 개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역사를 이끌어가는 것은 사람, 곧 인간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홍익인간’, 곧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사람의 권리를 인정할 때 그 역사는 아름다운 역사가 된다. 그러나 때로는 사람을 죽이고, 인간의 도리를 거역할 때가 있다. 국가 간의 전쟁이 발생할 때도 있다. 그 때마다 그것이 한 정권과 권력자를 위한 야심적인 전쟁인가, 아니면 모든 국민의 안정과 생존을 위한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그것은 한 공동체를 구성하는 인간에 대한 존중과 인정을 밑바탕으로 해야 한다.
역사는 또한 시간이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처럼 역사는 시간 속에서 이루어진다. 지구는 지금도 계속 쉬지 않고 꿈과 소망의 역을 향해 계속 달려가고 있다.
얼마 전 ‘설국열차’라는 영화가 바로 그런 것을 반영하고 있다. 설국, 곧 눈 덮인 나라, 밖으로 나가면 죽을 수밖에 없는 나라를 단 하나의 열차가 달리고 있다. 맨 끝의 객차의 사람들은 가장 최고의 삶이라고 생각하는 첫 번째 칸으로 이동하기 위해 많은 싸움과 갈등을 겪는다. 드디어 그 첫 번째 칸에 가보니 결국 거기도 다 같은 시간 속에서 고통과 괴로움, 갈등, 그리고 무엇인가를 계속 이루기 위한 허전함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성경은 말씀한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자랑은 수고와 슬픔 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시편9;:10)
인생의 행복과 만족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연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이 시간, 바로 현재 어떤 마음과 생각을 갖고 선택하느냐에 따라 현재와 미래를 약속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시간 앞에 선 우리들은 시간 앞에 겸손해야 한다. 그 어느 누구도 시간을 이길 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때’를 알아야 한다. 일할 때와 쉴 때, 나올 때와 들어갈 때, 웃을 때와 울 때를 알아야 한다.
역사는 또한 공간속에서 이루어진다. 내가 태어난 가정, 내가 태어난 나라, 내가 살고 있는 땅, 바로 이곳이 역사의 현장이다. 허공이 아니라 내가 존재하는 이 현실적 공간이 바로 역사이다. 거부할 수 없는 집, 부인할 수 없는 환경, 떠날 수 없는 땅, 바로 이곳이 나이고, 우리이고, 나라이다. 이 공간은 우리의 자부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이 공간은 우리가 자랑해야 하고, 지켜야 하고, 더 넓혀가야 한다.
시간과 공간과 인간이 사는 이 땅에서 이제 주어진 것은 선택이다. 그 선택에 따라서 역사는 산으로 가느냐, 바다로 가느냐 결정될 것이다. 인간에 대한 애정, 시간에 대한 겸손, 공간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그 역사는 강건한 역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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