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느니 한숨이오, 죽자니 청춘이다.” 신파극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40세가 넘으면 ‘장년‘이라고 했다. 인생에서 가장 왕성하게 일하는 건 지금과도 별반 차이가 없다. 다만 그 때는 어른대접도 제법 받았고 은퇴를 앞두고 집안이건 동네건 간에 상하간에 이견을 절충하고 또 가장 앞장서서 실행을 했던 세대였다. 인생에 대한 긍지와 보람도 가졌었다.
엊그제 집권당 대표까지도 ‘헬조선’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른바 ‘지옥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써 가면서 조국 대한민국을 자학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선진국 모임이라고 하는 OECD에서는 매년 회원국들의 ‘삶의 질’에 대한 조사를 해서 발표를 하는데 금년 OECD 국가중에서 한국은 국민의 행복과 관련된 자랑해야 할 좋은 것은 죄다 최하위에 있거나 꼴찌이고 국민 개개인의 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분야나 국민생활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들에서는 중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게 ‘어려울 때 도와 줄 사람이 있는가?’ 정확한 수치는 발표를 안해서 모르겠는데 34개국 중에서 꼴찌이다. 부모형제도 없어져 버린 사회인 것이다.
유신시대를 거치면서 인간생활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 즉 ‘집 없고 배고픈 서러움‘에서 벗어났다는 단순한 안도감은 후대에게 더 큰 구조적이고도 거의 치유 불가능한 역기능의 도래를 수없이 경고했었다. 후대들 앞에 이미 그것이 현실화 되어버렸다.
고속도로가 뚫리고, 건물 빌딩이 올라가고 시골 구석구석까지 ‘지자제와 선거‘ 라는 제도의 부작용이 안 미친 곳이 없어서 다리가 생기고, 관공서 청사들이 높고, 도로가 으리번쩍해졌지만 주민 개인의 생활들까지 나아졌는가, 그것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지탄의 소리는 이제 찾을 길마저 요원해 보인다. 출산율과 청년실업의 문제가 심각해서 20~30대의 90%가 이민으로 ‘탈한국’을 원한다고 하니 ‘헬조선’이라는 말이 그렇게 틀린말도 아닌 듯하다. 국가를 지탱하는 국민 중심의 역사가 아닌 지도자 몇 명의 업적 쌓기의 처절한 현주소인 것이다.
10.26일은 두가지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대한민국 근대사에 상당한 의미를 지닌 날이다.
1909년 10월26일, 의사 안중근은 대한제국의 원흉 일본의 이등박문을 하얼빈 역에서 사살하였다. 70년후인 1979년 10월26일. 같은 날에 박정희 대통령은 휘하의 김재규 중앙정부부장에게 저격당했다. 이런 극적인 일이 같은 날에 일어난 것도 한국근대사의 비극이지만 이 두가지 사건이 오늘날 이렇게까지 극명하게 대비되게 되는 배경에는 다름 아닌 최근 정부에서 시행하겠다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실 아무리 나라를 빼앗기고 먹고살기 힘들어도 ‘사대부는 지조, 아녀자는 절개’ 라고 했던 유교적 전통위에 오늘을 살아가는 무지렁이 백성들이라지만 대명천지에 이렇게까지 국가의 기본이 망가지는 꼴들을 차마 보고만 있기가 스스로 비참해지던가 보더라.
인간의 기억은 최근의 일들부터 거슬러서 오래된 것으로 기억하게끔 되어 있다.
36년된 박대통령 추모식에는 살아있는 자식들의 얼굴들조차 볼 수가 없었고,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106주년 추모식에는 문전성시를 이루었다는 것이 ‘역사’라는 것이 살아있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주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사지로 내몰리고 있는 한국의 청년들에게 어느 대학교수가 했다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는 말은 오늘의 대한민국 청년들을 한번 더 죽이는 한심스런 힐난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역사를 바로잡고자 하는데서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젊은 그대들이 있어서 다시 희망을 가져 본다.
cafe.daum.net/BonghaWashing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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