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계림(桂林)에는 시객(詩客)의 모임도 많고 수필가도 많다. 메마른 정서를 일깨우고 잊혀져가는 아름다운 우리말로 시를 쓰고 수필을 쓰는 시인과 수필가들의 열정은 고달프고 무미건조한 동포사회의 한천작우(旱天作雨)임이 틀림없어 나로서는 그분들이 부럽고 고마울 따름이다.
그러나 옥(玉)의 티라고 교수이자 시인이신 최연홍 씨는 훼절한 김영일(김지하)을 주위사람을 꾸짖으면서 다칠세라 감싸는 듯한 짝사랑 ‘김지하 용비어천가’를 부르더니 얼마 전에는 “그리운 아버님 춘원”의 글에서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한국 근세사의 거인을 지금도 단죄해야 한다고 아우성치는 자들”, “아직도 친일 행적을 찾아가 규탄하는 자들이 왕성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최 시인의 표현대로 나는 ‘아우성치는 자’에 속하고 ‘친일을 왕성하게 규탄하는 자들’ 속의 한 사람으로서 평생 내 소신인 ‘아우성을 왕성하게’ 노가리(씨를 뿌림) 하고자 한다.
첫째 나라와 국민을 팔아먹은 춘원의 치행(痴行)을 문학적으로 뛰어나다고 용서하고 미화할 수가 있을까? 춘원의 매국 매족 행위는 추악한 춘원의 개인만의 과거사가 아니라 지금 현재 우리나라와 우리가 숨 쉬고 있는 오늘과 내일이 될 역사다. 어느 한 개인의 문학적 소질과 나라와 국민을 배반한 행위는 당연히 구분되어야한다. 둘째 최연홍 씨는 “민족주의란 민족을 껴안는 사랑”이라고 독자들을 가르쳤는데 춘원의 시(詩)를 잠시 읽어보자. “아! 아! 조선 동포들아/ 우리 모든 것을 바치자/ 우리 모든 땀을/ 우리 모든 피를 바치자/ 동포야 우리들 무엇을 아끼랴/ 내 생명 그것조차 바치자/ 우리 임금님께 우리 임금님께!(임금은 천황을 가리킴. 필자 주) 여기서 ‘우리 임금’을 고종 황제로 생각 하고 시를 썼더라면 오죽이나 좋았을까! 도이(島夷) 왜왕에게 아부하고 나라와 민족을 팔아버린 춘원의 광기 넘치는 절규가 ‘민족을 껴안는 사랑’으로 생각하는가?
셋째, 최 씨의 말대로 “아들 딸들에게 거짓말도 죄가 된다”고 가르친 춘원의 훈계를 엉뚱하게 원효 대사의 성자론으로 비교를 한다. 거짓은 죄가 된다는 말은 젖니를 갈은 어린아이도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렇다면 나라와 국민을 속인 춘원의 거짓말 한 죄는 어떻게 해서 성자의 말이 되는가. 최린, 춘원 같은 매국노들에 의해서 그 당시 조선 민중은 벌레 취급을 받은 천추의 한이 조국의 독립과 민중의 계몽인가?
최연홍 씨의 편벽(便壁)이 김영일(김지하)이나 이보경(이광수)을 멘토로 생각하는 것은 최 시인 개인의 선택이지만 자기의 선택이 계림(시인의 사회)의 표준이 되고 가장 옳다는 듯 한 치신머리없는 곤이부지(困而不知)의 논설 아닌 논설은 수준 이하의 시동(侍童)임을 스스로 자임하고 있다. 또한 춘원의 따님은 어느 기자 회견에서 아버지에 대하여 “당시 시대 상황이 아버님을 그렇게 행동 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는데 같은 논리로 같은 시대와 같은 상황에서 죽음을 마다하고 일제와 싸운 민중들은 자기 아버지와 어떻게 반대되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싸웠는지 심히 고민을 하는 지성으로 21일 열릴 워싱턴 강연회에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끝으로 만해 한용운이 ‘님의 침묵’으로 밤을 지새워 울 때 ‘가야마 미쓰로’(이광수)는 “조선인은 명태 두들기듯 매질을 해야 된다”는 고이소(8대 총독) 그 더러운 놈에게 아부하고 빌붙어서 “황민화의 길만이 우리 민족의 살길”이라고 우리 민족을 우롱했다. 시인이 궁하다고 절개를 팔고(김지하), 천재적인 문학 소질로 민족과 국가를 배반한 춘원의 방약무인을 미화하고 감싸는 간서치(看書痴) 같은 역사 인식을 이제는 바꿀 때도 됐다.
꽃은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색과 향기를 팔지 않나니 만년이 흘러도 토끼 머리에 뿔이 날 리 없고, 자라 잔등에 털이 날 리 없는 것! 일본 제국주의와 매국노는 조선(지금의 대한민국)과 조선 민중의 불구대천의 원수임이 틀림없는 나의 ‘아우성’이며 불역지론(不易之論)임을 밝힌다.
<이동원 락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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