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사람들은 좁은 공간에 함께 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날 나는 실내가 협소한 찻집에 앉아 있었다. 내 등 뒤로 연령이 비슷해 보이는 젊은 여성들이 마주 앉자 차를 마시며 조용하지 않은 목소리로 얘기를 나눴기에 자연히 이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한 여인이 얘, 너 요전에 만나 본 그 남자와 잘 진행 되고 있니? 라고 묻는다. 다른 여자가 그게 조건은 괜찮은데, 분위기에서 풍기는 매력이 없어서 고민 중 이라는 대답을 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나와 다른 젊은 세대들이 생각하는 매력이란 어떤 것일까, 알 듯 모를 듯 했다.
꽃들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고 저마다 자신만의 독특한 향기와 분위기를 갖고 있듯이 사람에게도 분위기가 주는 매력이 있다. 사람의 매력을 한 마디로 말 할 수는 없으나 매력이란, 얼굴은 물론 표정이나 몸매 등, 외양과 함께 내면의 세계, 살아온 인생, 경험, 교양, 인격, 지성이 융합되어 양면이 골고루 배어서 사람을 감싸고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 다른 이에게 없는 그만이 가지고 있는 어떤 차별성에 끌림이 매력이 아닌가 싶다.
주는 것 없이 싫고 미운 사람도 있고, 어쩐지 좋아지는 사람도 있다. 인물이 잘난 것도 아니고 무슨 특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 사람이 좋은 것은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매력에 끌리는 것이다. 만나면 훈훈한 사람이 있고 따뜻한 사람도 있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매력 있는 사람은 아니기도 하고. 냉기가 흐르나 지적인 매력을 가진 사람도 있다.
나도 매력이란 말을 좋아하며 그 말을 곧 잘 쓴다. 매력이란 알게 모르게 사람의 마음을 끌어가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매력은 명문대에 최고학부를 나왔다고 해서, 좋은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권력과 지위를 가졌다고 해서, 돈이 많다고 해서, 얼굴이 예쁘다고 해서, 인기가 있다고 해서, 매력을 느끼지는 않는다.
내가 매력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있으면서 없고, 없으면서 있는 능력 있는 풍요한 정신의 빈곤인, 환경의 고뇌를 뚫고 나아가는 사람, 배신적인 이권보다는 인간적인 의리로 자기자리를 지키는 사람, 고독을 알고 애수를 아는 사람, 계절 따라 자신을 연출 할 줄 아는 감각 있는 사람, 좋은 글을 발표해 읽는 사람의 심상에 그림자를 남기는 사람, 대충 이런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낀다.
예술이나 창작에도 어떤 분위기를 연출했느냐에 따라 매력도가 달라진다. 모나리자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한 장의 종이 위에 천년을 살아 숨 쉬는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우리는 그 분위기에 압도당해 매력을 느낀다.
사람은 물질적인 존재이면서 정신적인 존재가 아닌가, 이 두 가지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하나 끌림을 주는 매력은 정신적인 요소에서 더 잘 표현되기에 각자가 자신만의 매력을 나름대로 가꾼다면 사람 관계에서, 또 새로운 만남에서, 좋은 인연으로 깊어지는 사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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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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