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천황폐하의 크신 뜻을 아직 헤아리지 못하였다. 천황폐하께서는 조선 백성을 본래 일본민족과 꼭 같으신 인자하심으로 대하시는 줄을 깨닫지 못하였었고, 또 일본 민족이 조선 사람에 대하여서 동포의 정과 의를 가지려는 것을 느끼지 못하였다.... (중략) 만일 그때부터 그 청년들이 우리는 천황의 적자요 일본의 신민이라는 자각과 감격을 가졌던들, 조선 사람은 더 많은 진보와 행복을 얻었을 것이다” 1941년 월간 신시대에 실린 가야마(이광수)의 ‘그들의 사랑’이란 글 중 일부다.
다음해 국민문학지에 발표한 소설 ‘가가와[加川] 교장’에서 가야마는 노골적으로 조선 민족을 멸시하고 일본 민족을 떠받든다. “가가와의 지론으로서는 이 세상을 더럽히는 것은 약아빠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조선 사람이 그러해서 조선 사람의 아이들 중에는 지나치게 약아빠진 사람이 많다. 가가와에게는 바보스런 얼굴이 좋았던 것이다. 도고나 야마모토나 영리한 인간은 아니다…우직했기 때문에 집도 가정도 잊고 바다를 지키고 일만 했던 것이다” 도고는 2차 대전 때의 일본수상 도고 시게노리, 야마모토는 태평양 전쟁당시의 연합함대사령관 야마모토 이소로쿠를 가리킨다. 일어로 된 이 소설은 천황폐하의 은덕과 중학교 교장 가가와의 고매한 인격과 덕망에 감동한 조선인 학생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1943년 새해 신시대에 쓴 시 ‘새해의 기원’에서는 첫줄부터 천황의 성수무강을 빌었고 황군의 승리를 예언하고, “조선의 청년들은 천황의 황군으로 전쟁터로 나아가 피로 천황폐하의 은혜에 보답하여 가문의 영광으로 길이 보전하라”는 아부로 관의 하사금까지 받는다.
한일합병이후 이광수는 동경에서 학생독립선언을 주도 하기도 하고 비분강개 했으나, 어차피 바로 파절하나 몇 년 후 파절하나 파절이긴 마찬가지, 변절 후 자발적 적극적 친일파로 변신 진정 천황의 신민으로 거듭난 이광수에게는 친일파라는 훈장이 자랑스러웠을지도 모른다.
17세 소녀의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글을 읽고, 이광수의 친일 행위를 용서 했다는 황당함, 조국과 민족을 배신한 행위를 한 개인이 용서하니 마니 할 수 있는 최연홍씨 참 대단하다.
최근 한국일보 오피니언 란의 최연홍 이영묵 씨의 글을 보면 자기도취 속에 무언가를 계속 주장하고 결론짓고 하는데, 거기에는 인간사회의 상식이나 정의 정신 같은 것은 찾아 볼 수 없는 말장난의 나열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친일파와 그 주위의 기회주의자들의 변명은, 암울했던 일제시대 친일 안한 사람 어디 있냐는 전 민족 공범론(물귀신 작전), 친일도 했지만 애국도 했다는 양비론(퉁치기론), 친일 청산을 말하는 자는 빨갱이라는 색칠하기, 이광수처럼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것이었다는 친일 민족주의론 등 수 많은 궤변이 동원된다. 셰익스피어는 ‘아무리 값진 선물이나 작품도 그 사람이 변심하면 하찮은 것이 된다‘고 했다. 변명을 한들 이미 이광수란 이름은 허접한 것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일제 36년 동안 조선국민과 애국자들은 친일 분자에 의해 숱한 곤욕과 낭패를 당한 것은 물론, 그들의 잔혹한 고문 감시 미행 체포 수탈의 위험에 줄곧 시달려야 했다. 오죽하면 석오 이동영, 백범 김구 같은 분들이 일본인 헌병이나 일본인 순사 보다, 일본인 행세하는 동족 매국 친일, 부일배가 더 증오스럽다고 토로 했을까.
<정영근 블라덴스버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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