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이 고인이 된 후 신문과 방송이 YS의 생전 업적에 대해 연일 보도하자 아들 김현철씨는“며칠사이 마치 다른 세상이 되어버린 것처럼 아버님에 대한 헌사로가득하다. 지난 10여년 동안 아버님생애 가장 고통스러웠던 그 시간에아버님이 받으셨어야 할 늦어버린찬사에 가슴이 메어진다”고 자신의심경을 페이스북에 밝혔다. 이건 좀역설적이다.
무엇 때문에 YS는 지난 10여년동안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을까. 바로 아들 현철이 문제 때문이다. YS의 현철이 사랑은 정가에서는 잘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전 신민당총재 이민우는 “김영삼이 이회창을 공천해 놓고는 자기 아들을 2인자로 만들려고 이인제를 밀었다”며“정치하는 사람이 그럴 수는 없는법”이라고 비난한 적도 있다.
YS의 마지막 꿈은 차남 김현철의 가슴에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주는 것이었다고 상도동계 측근들은 말하고 있다. YS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왜 박근혜 대신 이명박을 밀었을까. 겉으로는 “독재자의 딸은 돕지 못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내심으로는 현철의 정치권 입성이 박근혜 보다는 이명박 쪽이 더 유리할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었다는 것이 많은 기자들의 견해다.
그래서 김현철이 한나라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되었는가. 당 내부에서 “김현철을 공천하면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패한다”고 들고 일어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김영삼의 정치적인 아들로자처하는 현 김무성 체제의 새누리당에서도 김현철 공천은 실현불가능한 소리다. 김현철은 자신의공천 실패와 관련“ 권영세, 이재오,서청원, 김기춘은 나를 물 먹였고,김무성은 나를 뒤통수 쳤다”고 날선 비난을 한 적이 있지만 이들이왜 YS를 실망시키면서까지 아들의공천을 도와주지 못했는지 스스로반성해야 한다.
과거 김현철이 김영삼 정권에서‘ 소통령’으로 불린 것은 김현철이 바로 자신을 ‘김심’으로 포장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측근인김기섭을 안기부 기조실장에, 친구들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심어놓은 다음 인사에 관한 모든 정보를 미리 빼냈다. 그리고는 임명후보자를 미리 만나 “앞으로 좋은 소식 있을 겁니다. 아버지를 잘 보필해 주십시오”하고 생색을 낸 것이다. 장관, 군수뇌, 금융기관장, 검찰간부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마치 자신이 대통령 인사에 영향력을 끼치는 것처럼 허풍을 떨어‘ 소통령’으로 불린 것이다. 이를 보다 못한박관용 비서실장이 YS에게 직언을했으나 오히려 박 실장이 얼마 후경질 되었다. 이러니 누가 대통령에게 아들 문제를 간언 하겠는가.
김현철은 나중에 정부 입찰에까지관여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김현철을 멀리하라는 측근의 말을 YS가 들었더라면 오늘날 고 김영삼 대통령의 평가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가리켜 ‘ 칠푼이’운운한 것은 김현철과 관련된 YS 발언 실수의 극치다. 아들을 국회의원 만들기 위해 YS는 퇴임 후 너무나 많은 실수를 했다.
장례식 모임에서 김현철씨가“3당 합당 이전의 민주개혁 세력을 복원하자는 야당 중진의 제의에 100% 동의했다”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지만 이건 한국의 정치판을 모르고 하는 소리들이다‘. 김영삼 없는 김현철’이 무슨 힘을 쓰겠는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재평가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나 이 분위기를 타고 김현철이 정치적으로 다시 살아날 정도는 아니다. 최근 그의 총선 출마설이 나돌자 여러 사람이 이직은 이르다는 충고를 해 김현철씨가 “앞으로정치를 떠나 아버님의 유지를 받들면서 조용히 살아가고자 한다”는선언을 하기에 이른 것 같다. ‘김현철’은 좀 더 근신해야 한다. 아버지의 후광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일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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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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