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이 있었다. 사실 나는 김 대통령 하면 관광을 강간, 외무를 애무, 확실히를 학실히 하는 그 분의 발음으로 시정의 우스개 소리로 연상 되는 전직 대통령 정도로 생각하다가 그 분의 전력을 소개하는 기사를 읽고 과거를 좀 곰곰히 생각하니 참 많은 또 좋은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다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무어니 해도 그 분의 촌철살인의 말들이 우리들에게 가장 오래 기억 될 것이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 건강은 빌릴 수 없다’ 등 참으로 짧고도 명쾌한 어록 이었다.
그러다가 김 전 대통령 다음으로는 누가 이런 명언을 남겼나 생각해 보니 아마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 못해먹겠다’ ‘그러면 끝장을 보잔 이야기 이지요’ ‘사진 찍으러 미국에는 안갑니다’ 등이 있지만 나의 뇌리에 남는 가장 폭발력이 있었던 말은 ‘나보고 이혼 하라는 말입니까?’ 이었다.
당시를 기억 하자면 당시 노무현씨는 대통령 후보였다. 그런데 반대당에서 노 후보의 장인의 과거 전력을 들고 나왔다. 사실 노 후보의 부인 권양숙 씨의 부친은 6.25 때에 공산치하에서 양민 학살에 앞장선 것은 사실이었고, 바로 반대당에서 이것을 쟁점화 했었다. 그런데 그의 정면 돌파의 ‘이혼 하라는 말이냐’ 하는 말 한마디가 오히려 노 후보가 대통령 당선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내가 뒤에 들은 이야기이다.
나는 다시 이 한 마디를 되씹어본다. 그 말은 좁게 해석하자면 ‘아버지의 잘못을 자식까지 연계해서 욕하지는 말자’ 라는 것이겠고, 넓게 생각하자면 ‘이제 과거의 족쇄에서 벗어나 밝은 미래를 이야기 좀 하자’ 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얼마 전 한국 뉴스를 보니 쇠파이프, 사다리 등이 등장하는 과격 시위를 본 후에 하도 답답해서 그 후 진전에 대해서 뉴스를 열심히 보는데, 이번 2 차 데모인지 민중 시위인지를 보니까 또 느닷없이 ‘독재자의 딸 박근혜’ ‘친일파의 아들 김무성’을 성토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사진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의 국격을 생각해서도 자기들이 뽑은 대통령, 집권당 대표에게 이런 짓 좀 이제 그만 했으면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런데 이런 짓 그만하라고 해서 그들이 말을 들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아마도 귀를 기울이게 할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듣자하니 노무현 재단 ‘사람 사는 세상’이 있다고 한다. 그 재단에서 ‘나보고 이혼 하란 말이냐’ 가 아니라 ‘우리 역지사지를 생각하자, 그분들 보고 아버지와 인연을 끊으라는 말이냐, 우리도 이제 그만하자’ 라고 말하면 될 것도 같다.
노무현 재단 ‘사람 사는 세상’은 좋게 이야기 하면 사회에 소금 노릇을 하겠다고 하는 것 같고, 나쁘게 이야기 하자면 세상을 흘겨보는 것처럼 보인다. 미움은 더 큰 미움을 낳고, 증오는 더 큰 증오를 낳는다. 과거에서 밝은 미래, 화합과 상생으로 나아가는 길에 나는 ‘사람 사는 세상’의 사람들이 앞장서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나는 그 분들의 큰 역할을 기대 해 본다.
<이영묵 전 워싱턴 문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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