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워싱턴지역 원로목사회에서 10년만에 회원 27명의 설교집 ‘황혼의 메아이2'를 출판하였었다.
어려운 일인 줄 알기에 몇번을 망설이고 주저하다 임원들이 용기를 낸 것은 몇년 사이에 사랑하고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이 우리 곁을 떠나셨다. 그래서 회원의 사진과 영광과 고뇌가 담긴 삶의 발자취를 남겨야 하겠다는 생각에 지체할 수가 없었다 적지 않게 드는 출판비가 걱정이었다. 그래서 회원들이 회비를 아껴쓰며 뜻있는 교회와 후배 목회자들의 격려를 받으며 출판을 준비했다. 95세 고령으로 부터 90세 넘으신 회원과 거의 다 70세가 넘은 회원이라 원고를 수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예상 밖에 높은 관심을 갖고 협력해 주어서 27명의 원고 92편을 수집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다만 병환 중에 있는 회원이 원고를 보내겠다는 연락이 와서 기다려야 했었다. 그렇게 4-5개월의 준비를 마치고 한국 출판사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교정을 보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설교집이 출판사에 의해 아름답게 인쇄되어 도착하였다. 얼마나 기뻤던지…산고 끝에 옥동자를 얻은 기분이었다. 어떻게 소비할까 논의하다 판매 하지 말고 회원들에게 세 권씩 드리고 그동안 우리를 초청해준 교회에 증정하고 출판기념예배에 참석하는 모든 분들에게 증정하자고 결정하였다. 그러자니 모자라는 출판비가 걱정이었다. 그래서 목회할 때 섬시던 장로님을 만나 형편을 이야기했더니 ‘목사님 염려하지 마세요 원로목사님 설교집을 저희가 출판해 드려야 하는데…죄송합니다' 하며 모자라는 출판비를 부담하겠다고 하여 마음 ‘찡' 했던 생각이 지금도 새롭다.
그리고 설교집을 받은 후배 목회자가 ‘출판비 많이 들으셨을 텐데…저희교회에서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축하하면서 헌금을 보내겠습니다. 주소를 알려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왔다. 더욱 감사한 것은 워싱턴과 메릴랜드교회협의회장이 다음과 같은 축사를 보냈다. “원로목사님들께서 목회 일선에서 은퇴한신 후 지금은 쉬실 만한 때임에도 불구하고 설교집을 내신 것이 워싱턴지역 목회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일입니다. 지나간 세월 속에서 사역의 모진 비바람이 만들어낸 아프고 어려웠던 기억들이 이제는 진주 같은 보석들이 되어 더욱 아름답습니다. 이번 설교집이 우리의 영혼을 맑게 하고 아름답게 하는 양식이 되어 독자들의 영혼 깊은 곳에서 메아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메아리도 들렸다. “이번 설교집이 가정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지침서 같습니다. 첫번째 김 목사님의 설교 ‘행복한 가정생활'이 그렇고 마지막 황 목사님의 설교 ‘가정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가 좋습니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일이 있다. 건강이 나빠져서 부득이 워싱턴을 떠나 자녀가 살고 있는 타주로 이주한 회원을 찾아 설교집을 보냈다. 이메일이 왔다. “감사하오, 설교집을 보내주어서 너무 좋아서 즉시 읽으며 다정하게 지내던 회원들 얼굴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졌다오. 나도 워싱턴에 있어서 ‘황혼의 메아리2’에 설교를 실었으면 좋았을걸.‘황혼의 메아리2'는 워싱턴지역 원로목사회가 가진 그 무엇과도 비할 바가 없는 귀한 소산입니다. 저에게까지 잊지 않고 보내주어 감사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일년 전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모든 일이 감사하고 그리워진다.
<박석규 은퇴 목사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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