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감동과 은혜 넘치는 밤 이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친구를 만나게 해주신 것을 감사드린다. 몇 년 전 우리 안경점에 흑인 손님이 오셨다. “안녕 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해서 한국 다녀온 전역 군인 아저씨인가 했다. 따뜻한 눈길이 금방 친구가 될 것 같았다. 한국 다녀온 이야기며 한국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가 지금은 무슨 일 하시냐고 물으니 DC에 있는 침례교회에 음악 목사로 일한다고 했다. 대화는 음악 쪽으로 흘러가며 서로 그 분야에 흐르고 있는 일들을 나누었다. 그리고 많은 공통 관심사를 나누니 더욱 깊은 친구 사이가 되었다. 워싱턴 쏠로이스트 앙상블과 22년을 함께 하면서 겪었던 나의 아름다운 경험들을 이야기 해주었다. 지난 2회 연주회에 초청했더니 와서 듣고 많이 칭찬해 주어서 감사했다.
두 달 전 부터 본인이 작곡한 뮤지컬‘예배로 가는 여정’에 출연할 한인들을 주선해 달라고 부탁해왔지만 모두 시간이 안 맞아 소개하지 못했다. 두주 전에는 한인 목사님 역을 맡아줄 한명의 출연을 부탁했지만 또 들어주지 못했다. 너무 미안했다.
토요일 공연에 참석했다. 잘 짜여진 수준 있고 감동 있는 뮤지컬 공연이었다.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청중들과 출연진, 멋있는 교회가 잘 어울렸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작곡자가 나와서 노래 하나를 가르친다. “uri hananim doyoa juseyo"(우리 하나님 도와주세요). 확실한 한국말로, 돌림노래로, 모든 청중이 여러 번 따라 불렀다. 눈물이 나는데 겨우 참았다.
내용은 이 뮤지컬을 작곡한 데이비드 그리피스(David Griffiths)씨 자신이 20년 전쯤 선교 부름을 받고 한국에 가기로 하는데서 시작된다. 믿음의 어머니가 많은 격려를 했다. 영어를 가르치며 선교하면서 한국생활도 익숙해지려는데 갑자기 어머니의 부음 소식을 듣고 슬픔에 빠져 있게 된다. 이때 하나님의 위로함으로 견디어 내게 된다는 것이었다..
어머니 역으로 부인 그리피스 여사의 소프라노 열창은 상상하기 어려운 고음으로 가슴을 두드렸다. 몇 해 동안 작곡해 왔던 주옥같은 독창과 합창곡, 성가대의 연주가 너무 훌륭하였다.
연주를 듣는 중 부끄러운 것은 그렇게 도움을 구했건만 한인 역의 출연을 도와주지 못했던 것이다.
다행히 한인 한 분이 출연했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온 학생 역이었다. 코러스 중에 태극기를 준비해 벽에 붙이고 합창을 했다.
흑인교회 성가대의 특이한 샤우팅 창법으로 감명을 받았고 열정적인 청중 반응은 감동, 은혜를 많이 받았다. 끝나고 인사 할때 그리피스 목사님의 글썽이는 인자한 눈길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아직도 선교의 도움의 손길은 도처에서 필요로 한다.
이 작품을 한인교회에서 다시 연주하여 많은 한인 분들이 와서 볼 수 있는 앙코르 공연을 만들어 보고 싶다 .
끝나고 나오는데 한 신사가 “우리 하나님 도와주세요" 하며 손을 내민다.
<정재훈 벨츠빌, MD>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