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따뜻하다.
한국은 아마도 집집마다 김장과 겨울준비로 바쁠 것이다.
한국에 살때는 나도 부모님 집에서 함께 김장을 했다. 전날미리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이른 아침, 밤새 잘 절여진 배추를 씻으면서 김장이 시작됐다.
김장철 한국 날씨는 무척쌀쌀하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배추를 씻다보면 추위에서도땀이 나기 시작한다. 그때 등에 내리쬐던 따스한 햇빛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김장을 끝내고 온 가족이 함께 먹는 보쌈은 노동의 대가만큼이나 맛있었다.
어렸을 적에는 연탄이 배달되고, 엄마와 할머니가 어마어마한 양의 김장 담그시는 걸보고 나면‘, 아, 이제 겨울이 시작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구마와동치미는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우리의 필수 간식이었다.
한국에서 부모님이 오시고,딸이 학교에서 돌아왔다. 가족들이 모이니 사람의 온기로 따뜻하고, 음식 만드느라 주방에서 열기가 나온다. 집안이 훈훈해졌다. 가족이 많아지니 내발걸음은 두 배로 빨라졌다.
가족들에게 어떤 따뜻한 음식을 대접할까? 함께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하고, 눈을 맞추고, 따뜻한 정을 함께 나눌 수있는 자리가 마련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지 모른다.
가족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음식으로 추위도, 움츠러든 마음도, 그리운 한국 생각도 잠시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
서재경 / 샌프란시스코>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