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요즘 ‘쓰죽회’라는단어가 유행이다. 죽기 전에 가진돈 다 쓰고 죽자 라는 뜻이다. 자식에게 재산 물려줘 봤자 형제들간에 유산 싸움이나 부채질 한다는 것이다. 자식 뒷바라지가 지나친 한국사회를 생각하면 ‘쓰죽회’가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죽기 전에 다 쓰고 죽자는 말은어딘가 이기적이고 향락적인 냄새를 풍겨 나이 먹은 사람이 인생 말년에 입에 담고 떠들기에는좀 어색한 데가 있다.“ 죽기 전에사회에 다 기부하고 죽자”라는말로 고치면 사회에 좀 더 윤기가 돌고 서민층이 힘을 얻지 않을까.
미국에서 12월은 ‘ 주는 달’(Giving Season)로 통한다. 12월에 들어서자마자 ‘Giving Tuesday’캠페인이 펼쳐졌고 영화배우 커크 더글러스는 엊그제 99세 생일을 맞아 “생일날에는 선물을 받지만 말고 선물을 주는 것이 더 기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1,500만 달러를 알츠하이머 퇴치에 써달라며내놓았다. 그는 자신이 100세가 되는 내년에는 더 큰 기부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렇게 나오니까 많은사람들이“ 커크 더글러스가 100세까지 살았으면”하고 기원하게 되는것이다. 미국에서 부자가 존경 받는 이유는 자신이 번 돈을 자식에게 다 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기때문이다.
커크 더글러스의 선언보다 더큰 선언을 한 부자들이 지난 주 또다시 주목을 받았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주)가 소유주식의 99%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 등 전 세계 억만장자 139명으로 구성된 기부서약 모임 ‘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기빙 플레지’는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재산 중 절반 이상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약속하는 자선모임이다.
포브스지에 의하면 한국에는 10억 달러(약 1조9천억원) 이상의 자산가가 이건희, 정몽구회장 등 30명으로 나타나 있다. 그런데 ‘기빙플레지’회원은 한명도 없다. 139명중 미국이 112명으로 가장 많고영국이 9명, 캐나다와 러시아가 각각 2명이다. 미국부자와 한국부자가 어떻게 다른 가를 실감나게 입증하는 숫자다.
자신의 재산 50%를 왜 사회에내놓느냐는 물음에 워렌 버핏은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먹고 쓰는 것은 내 재산의 1%면 충분하다.
99%를 사회에 내놓는다면 얼마나보람있는 일인가”홈 디포의 창업주인 아서 블랭크는 자신이 기빙 플레지에 가입한 것에 대해 “미국의 빈부차이가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자본주의 체제가 위협 받게 된다.
부자들이 헌신하는 모범을 보이는것이 곧 사회개혁이다”라고 말하고있다.
미국인들의 기부문화가 강한것은 미국이 기독교의 칼뱅주의가 건국정신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프랑스의 철학자 기 소르망이 밝힌 적이 있다. 프랑스를포함해 대부분의 부자들은 “내가 노력했고 운이 겹쳐서 성공했다”라고 생각하지만 미국부자들은 “내가 잘나서 보다 신이 나를도왔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더많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재산을 모으긴 했지만 신의뜻대로 사회에 환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느낀다. 미국에서 부자가 기부에 소홀하면 사회로부터외면당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마치 크리스마스가 샤핑을 위해 존재하는명절인 것처럼 법석이지만 크리스마스의 근본정신은 주는 것(Giving)이다. 올해는 미국의 부자들이성탄절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부자들이 시범을 보이는 사회가진짜 민주주의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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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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