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대사습놀이 전원 만점 장원 최연소 명창 반열에 오른 천재
▶ 동초제 춘향가 주요 대목 선사 서정훈씨 “제대로 된 소리 감상”

장문희 명창의 동초제 춘향가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국악 명인들. 오른쪽부터 서훈정, 장문희, 조아람, 지윤자.
2016년 새해를 좋은 ‘소리’와 함께 시작하게 됐다. 이번 기회에 ‘귀명창’(창을 제대로 즐기는 사람)이 될 수 있으려나. 15일 오후 7시 LA 한국문화원 아리홀 무대에 오르는 ‘이 시대 최고의 젊은 소리꾼’ 장문희(40)의 동초제 춘향가 공연이 큰 화제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주 첫 보도가 나간 후 좌석은 예약이 거의 차버린 상태.
“장문희는 우리나라 최고 판소리입니다. 명창들 소리 많이 들어봤지만 이 친구 따라갈 소리꾼이 없어요. 애기 때부터 소리 천재였으니까요. 안숙선 선생도 ‘내가 쟤 소리는 못 따라간다’고 하셨을 정도랍니다”
장문희 인터뷰하는데 그보다 옆에 있는 사람이 더 흥분해서 열을 올린다. 장문희 명창을 LA로 초청해온 서훈정(미주예술원 다루 대표) 이야기다. ‘LA의 최고 명창’인 서훈정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소리꾼이니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아니 인터넷에서 ‘장문희’ 석자만 써넣어도 그에 관한 기사와 스토리가 주르륵 뜨니 얼마나 대단한 명창인지 열거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명창 이일주 선생 밑에서 같이 소리 공부하던 친구요, 자매처럼 가깝게 지내온 사이라고 한다. 서훈정도 대단한 소리꾼이니 꽤 경쟁이 됐을 듯도 싶은데 “비교도 안 된다”며 손사래를 친다. 장문희는 서훈정을 ‘언니’라고 부르지만, 서훈정은 그를 ‘친구’라고 했다가 “아니, 이제는 선생님”이라고 정정하면서 명인에 대한 예우를 깍듯이 갖춘다.
서울에서 태어난 장 명창은 7세 때부터 이모 이일주 명창의 집에서 자랐다. 딸의 재능을 알아본 어머니가 ‘이모를 엄마로 생각하며 살라’면서 전주로 짐싸 내려 보낸 것. 항상 이모의 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깨고 밥을 먹을 때도, 학교에 다녀와서도 판소리를 듣고 소리 공부를 하면서 어린 나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장문희는 45세가 넘어야 오를 수 있는 명창의 반열에 28세에 오르며 한국 국악계의 스타가 되었다. 2004년 전주대사습놀이 무대에서 스물여덟의 최연소 나이로 심사위원 7명 전원으로부터 만점을 받으면서 장원을 차지하여 대통령상을 거머쥔 것. 이후 국립극장, 국립국악원을 비롯한 전국 주요 판소리 무대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을 꾸준히 완창하고 있는 그는 지난 10월 MBC가 창사 50주년 특별기획으로 제작한 전국 판소리 명창들의 한판 대결 ‘광대전’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해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소리하는 사람으로서 LA 한인들에게 제대로 된 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었다”는 서훈정은 “그동안 LA에서도 명창들의 공연이 몇 번 있었지만 그렇게 잠깐잠깐 하는 건 제대로 된 소리라고 할 수가 없어서 이 공연을 별렀다”고 했다. 지난 달 한국을 방문했는데 때마침 장문희 명창이 미국에 ‘쉬러’ 가고 싶다고 하자 “그럼 온 김에 동초소리 한 번 보여줄 수 있겠냐”고 해서 공연이 성사된 것. 미주예총(회장 이병임) 주관으로 열리는 이 무대에서 장문희 명창은 고수 조아람(나주 시립국악단)과 함께 50분간 무대를 호령한다.
“동초제 춘향가의 이별 대목에서부터 어사 상봉까지 소리를 들려 드리려고 합니다. 완창이 8시간인데 50분으로 줄여서 하니 충분하지는 못하겠지만, 슬픈 부분과 재미있는 부분을 고루 감상할 수 있을 거예요. 소리는 다양하지만 그래도 제가 젊은 사람이니까 힘 있는 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타고난 목구성에 청고성(맑고 높은 소리)을 가졌고 힘이 좋아 청중을 한 번에 사로잡는 장문희 명창은 판소리 다섯마당, 창극의 달인이라 소리뿐 아니라 연기도 들어간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가야금 명인 지윤자씨가 찬조 출연, 가야금 산조도 들려준다.
이번 기회에 미주 한인들도 귀가 열리며 소리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 관람은 무료이나 예약해야 한다. www.kccla.org, (323)936-7141
문화원 주소 5505 Wilshire Blvd. LA, CA 9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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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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