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사진 한 장이 있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현장에서 흰 저고리와 검정치마 차림의 아가씨가 성난 보수단체 회원들 앞에서 피켓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서있는 사진이었다. 그녀가 든 피켓에는 ‘인간에 대한 예의’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좌와 우를 가르는 날선 주장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보편적 상식에 호소하는 언어와 행동은 한국에서 아직 요원해 보였던 평화로운 시위문화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도 인간에 대한 상식이 침범 받는 곳에서 활동하겠다던 그녀의 말은 시위에서 보여준 미소만큼이나 기분 좋았다.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 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한 학생의 인터뷰 기사도 보았다. 농업이 좋아서 농업고에 진학한 학생은 농업분야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지만, 시위 활동으로 인해 불이익이 생긴다 하더라도 개의치 않겠단다. 가난한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이기적인 선택으로 미래 세대에 변화 없는 세상을 물려주는 게 부끄러운 거라는 그 학생의 말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어른은 많지 않을 것 같았다.
이 젊은이들의 기사를 보고 너무 육아에만 묶여 무비판적으로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었다. 남의 아픔에 공감하고,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날카롭게 인식하면서, 내가 지금 서있는 자리에서 작게나마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며 사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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