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 야유·음주 허용 ‘해방구’
▶ 2014년 3라운드 18만9,722명 몰려 애리조나, 마리화나 찬반 대결도

자유로운 분위기의 피닉스 오픈 경기 모습.
4일부터 나흘간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파71·7,266야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 오픈은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골프대회다. 이 대회는 나흘 동안 50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몰려 맥주를 마시며 소리를 질러댄다. 어떤 사람들은 이 대회를 ‘골프의 해방구’ 또는 ‘갤러리의 메이저대회’라고 부르기도 한다. 메이저대회도 아니지만 축구장이나 야구장처럼 자유로운 분위기 덕에 대표적인 흥행 대회로 자리 잡았다.
2014년 이 대회 3라운드 때는 하루에만 무려 18만9,722명의 갤러리가 몰려들어 PGA 투어 대회 하루 최다 관중 기록이 작성됐다. 물론 그 이전 기록도 이 대회의 몫이었다. 나흘 동안 총 관중은 해마다 50만명을 훌쩍 넘는다.
피닉스 오픈은 정숙을 요구하는 다른 골프대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골프의 해방구’라는 별명이 붙었다. 특히 관중석으로 둘러싸인 스타디움 형태를 한 16번홀(파3)은 압축판이다. 이 홀에만 1만5,000명 이상이 자리를 잡고 관전한다. 환호와 야유·음주가 허용돼 세상에서 가장 요란한 홀로 불린다.
선수들에게는 평정심이 요구되는 대회다. 한국 선수로는 지난 2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준우승으로 부활을 알린 최경주(46·SK텔레콤)와 3주 연속 20위 이내에 입상한 김시우(21·CJ오쇼핑), 김민휘(24) 등이 출전한다. 출전자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4위 리키 파울러(미국)와 애리조나주립대 출신 필 미컬슨(미국)이 관중의 뜨거운 응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 1위 조던 스피스(미국)와 3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휴식을 취한다.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안병훈(25·CJ그룹)은 4일 개막하는 유럽 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 나간다.
한편 이처럼 자유로운 골프 대회를 앞둔 피닉스에는 마리화나 합법화를 놓고 캠페인 대결이 한창이다. 애리조나주는 오는 11월 마리화나 합법화를 묻는 주민 투표를 할 예정이다.
피닉스 시내에는 “맥주와 골프가 만나면 풀밭에서 훌륭한 파티가 되는데 성인들이 풀발에서 더 안전한 파티를 즐기면 안되는가?”라는 광고판이 세워졌다. 이 문구에서 풀밭(grass)은 골프장과 마리화나라는 두가지 뜻으로 쓰인다.
마리화나 찬성론자들은 이번 피닉스 오픈에서 맥주와 함께 마리화나를 즐기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는 주장을 폈다.
이들은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고 세금을 매겨 이를 교육과 건강 증진 재원으로 사용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닉스 시내 또 한쪽에서는 마리화나의 합법화를 반대하는 캠페인이 열리고 있다.
반대론자는 “피닉스 오픈을 정치적 슬로건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대회 취지에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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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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