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땅을 덮은 흰 눈위에 반사된 햇빛에 유난히 세상이 밝고 반짝인다. 하늘 위로 쭉쭉 뻗은 나무가지 위로 파란 하늘에 떠있는 하얀 구름이 하얀 눈과 어울려 온 천지가 그림같다. 등은 참새모양인데 오렌지와 흰색의 배를 가진 조그만 새 한 마리가 나약한 가지위에 달린 마른 열매를 부지런히 쪼고 있다. 눈덮인 세계에서 먹이를 찾아 얼마나 헤맸는지 무척 배가 고픈 모양이다. 조용히 나가서 눈 위로 곡식을 한웅큼 뿌렸다. 눈에 뜨이라고 야생찹쌀과 콩을 택했다.
이틀간 내린 폭설은 2 피트가 훨씬 넘었다. 나흘을 집에 있으면서 이메일로 친지의 안부를 묻고, 친구들에게 눈길 조심하라는 카톡을 주고 받았지만, 꼼짝 못하고 갇혀있는 상황에서 진짜 필요한 건 눈치우는 트럭이라고 생각했다. 부모가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듯이, 말로서만의 사랑이 아니고, 직접적으로 남에게 유익함을 주는 사랑을 전해야겠다는 깨달음이 왔다. 말없이 나무가 그늘을 주듯이, 아픔까지 보듬을 수 있는 진실된 조물주의 사랑를 가지고 이웃의 마음을 적실 수 있는 사랑이 실천되어야겠다.
갑자기 폭설이 오니, 중세 유럽의 세계적인 예언자 노스트라다무스의 “새해엔 이상기온 현상과 각종 재난이 더욱 심해진다” 라는 2016년 예언이 신경쓰인다. 실제 엘니뇨 현상으로 작년 12월은 겨울답지 않게 따뜻하게 지내는 동안, 빙하가 녹아 북극곰은 터전과 식량을 잃고 죽어갔다. 실낙원인 몰디브가 최근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을 위험에 처해있고, 기후변화로 인해 콜로라도주는 산불이 잦아지고, 서부에선 커다란 싱크홀이 생겼다.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030년까지 섭씨 2도가 상승한다고 한다. 작년 12월12일 전세계 192개국이 파리에서 서명한 “유엔기후변화협약”의 합의문이 발표되었다. 감축목표를 1.5도로 하고 5년마다 모여 더 낮은 감축목표를 설정한다고 한다. 실행방법으로 숲의 재조성과 빗물의 이용을 중시했다. 오바마대통령의 기후변화 구상에 미국 굴지의 기업들이 동참하고 저탄소 경제에 대해 지지했다. 2025년까지 정부및 민간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6-28% 감축한다고 밝혔다. 미래의 산업은 개념적, 필수적으로 친환경 녹색산업이어야 한다. 친환경 차량도 중요하다. 소형화된 신형 배터리로 장착해 차체 내부 공간 확보로 배터리의 효율성을 높인단다. 토요타에서 개발한 “미라이”는 친환경 자원인 수소에너지로 구동해서 배기구에선 순수한 물만 배출된다고 읽었다.
탐욕과 인간의 생활습관이 자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텔레비전에서 보았다. 밀렵꾼에 의해 상아가 뽑혀 버려진 코끼리들, 가죽이 벗겨지고 남겨진 시베리아 호랑이들,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과 낚시줄이 뱃속에 가득해 죽어버린 알바트로스를 본 순간, 사물과 사태를 인식하는 눈이 뜨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조그만 일, 지구의 자원을 절약하고, 쓰레기를 줄이며 분류해서 재활용하고, 잘못된 생활 습관을 고치고 건강한 자연환경을 위해 힘써야겠다. 습관의 관성은 의지보다 두세배 빠르다. 의식은 첨단을 달리지만, 현실은 구태의연한 예전으로 돌아가기 쉽다는 걸 알기에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갈 때다. 숲에서는 나무가 무성해 동물들이 뛰놀고, 바다에는 활기차게 물고기가 헤엄치며, 하늘에는 새가 힘차게 날며 지저귀는 아름다운 세계를 위해 힘쓰자. 도토리는 커다란 참나무로 성장하지만, 하루밤에 자라는 건 아니다. 시간을 가지고 인내로 견디면서 먼 훗날 완성이 되어, 후손에게 남겨질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이 된다는 희망을 가져보자. 혼자가 아닌 함께 사는 세상이다.
<최수잔 워싱턴 두란노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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