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화당의 대통령후보 선출 캠페인이 점입가경이다. 당 중진들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자신들의후보를 ‘절대 당선돼서는 안될 사람’이라고 깎아내리고 있으니 말이다. 절대 당선돼서는 안될 사람은누구를 의미하는가. 도널드 트럼프다. 폴 라이언 연방하원의장(공화당)은 수퍼 화요일 투표에 앞서 공화당 유권자들에게 “공화당은 링컨을 탄생시킨 위대한 정당이다. 인종편견을 가진 그룹이나 인물은 절대 거부해야 한다. 공화당은편견으로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정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KKK를 두둔하는 듯한 트럼프의희미한 태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연방하원의장이 자기 당의 대통령후보를 이렇게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미국선거에서 전례 없는일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수퍼 화요일’에서도 승리할 기세를 보이자 공화당 내부가 발칵 뒤집혔다. 라이언하원의장 뿐만 아니라 밥 도울, 롬니 등 대통령 후보를 지낸 중진들이 트럼프 반대운동을 펴기 시작했으며 이 캠페인에는 공화당주류와 엘리트 세력이 적극 참여하고있다. 기현상도 보통 기현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공화당 주류는 누구를지지하고 있는가.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연방상원의원)다. 젭 부시가 중도하차한 것도 루비오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해서는 부시가 빨리 사퇴해야 한다는 중진들의 압력이 강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비오와 부시는 플로리다를 배경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표도 분산되고 자금도 갈라져 서로출혈하는 경쟁관계에 있었다. 더구나 마르코 루비오는 젭 부시가 “21세기를 대표하는 공화당의 희망”이라고 극찬하며 키운 젊은 정치인이다. 부시가 루비오의 멘토다. 부시 집안에서 대통령이 2명이나 배출되었기 때문에 정계나 재계에 부시 사람들이 워낙 많아 공화당의주류 대부분은 지금까지 젭 부시를 지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공화당의 주류가 트럼프가 몰고 다니는 풀뿌리 그룹에 여지없이 패배한 것이다. 이 풀뿌리 그룹은 백인 서민층과 백인 빈민층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소득이 줄어들고생활이 점점 어려워진데 대해 분노하고 있으며 더구나 흑인 대통령인오바마에 대해 극도의 증오감을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되려면1,237명의 대의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텍사스, 조지아 등 11개주가 참가하는 ‘수퍼 화요일’ 투표에서 595명이 결정되기 때문에 여기서 승리하면 대략 판세가 드러나게 된다. ‘수퍼 화요일’에서는 트럼프가 승리할 것으로 공화당 주류는 예상하고 있다. 이들이 희망을거는 것은 3월15일에 실시되는 ‘미니 수퍼 화요일’ 투표다. 여기서 루비오가 트럼프를 꺾지 못하면 루비오도 내리막길이다. 그럼 공화당중진들의 마지막 비상카드는 무엇일까. 지난번 대선에 출마했던 미트 롬니를 다시 내세운다는 파격적인 플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의 승리에 환한 웃음을짓고 있는 사람은 힐러리 클린턴이다. 힐러리 진영이 가장 두려워하는 공화당후보는 마르코 루비오다.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루비오와대결할 경우에는 클린턴이 번번이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클린턴과 트럼프 대결에서는 클린턴이 압도적인 승리를거두는 것으로 표출되고 있다. 공화당주류가 트럼프를 반대하는 이유는 트럼프 카드로는 힐러리 클린턴을 꺾지 못해 8년 만에 돌아온 찬스를 놓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대통령후보로 확정되면 공화당의 엘리트와 기존세력, 그리고 비당원 독립지지자들이 차라리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또 하나의 기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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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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